중기부, 전통시장 '라이콘' 육성…청년상인 지원 나서

생활창업 담당 청년보좌역 1명 추가 채용
‘청년상인 클럽’ 출범 구상 중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청년상인 지원에 나선다. 특히 전통시장에서 이른바 ‘라이콘’ 기업을 키워나갈 생각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13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청년몰에서 개최한 ‘전통시장 청년상인 간담회’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기부]

라이콘 기업 본격 육성

이영 중기부 장관은 13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청년몰에서 진행된 ‘전통시장 청년상인 간담회’에 참석해 “동네에서 생활 속 장사를 시작하는 창업이 있는데 그런 분들을 육성하면 라이콘이 될 수 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라이콘은 로컬과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하는 ‘유니콘’ 기업을 의미한다.

이어 이 장관은 “라이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빠진 것이 전통시장에 있는 청년상인들이었다”며 “전통시장을 가면 연배 드신 회장님들이 ‘이러다 우리 다 죽는다. 전통시장 사라진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 솔루션을 여러분(청년상인)을 통해 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경제 시스템이 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3년 동안 굉장히 어렵기도 했지만 20·30대 고학력자 소상공인 창업이 늘어났다”며 “유럽에는 생활 속 창업 장사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을 이룬 곳이 많다”고 강조했다.

라이콘 기업 육성을 위해 중기부는 청년보좌역도 1명 더 채용한다. 기존 청년보좌역은 기술창업 쪽을 맡고, 신규 청년보좌역이 생활창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청년상인 클럽’ 출범도 구상하고 있다. 떨어져 있는 청년상인들이 서로 교류하다보면 성장이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해서다. 클럽은 청년 정책자문단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13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청년몰에서 ‘전통시장 청년상인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청년상인 목소리 청취

이날 간담회에는 가업승계 2세 청년상인, 매출액이 우수한 청년상인, 전통시장에서 성공한 후 점포를 확장한 청년상인 등 전국 각지 전통시장의 청년상인 20여명이 모였다.

일부 청년상인들은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플로리스트였던 지유정 대전역고기 대표는 아버지의 정육점을 돕던 중 섬세한 손놀림을 평가한 아버지의 제안으로 본격 일을 배운 뒤 가게를 이어받았다. 우대갈비를 판매해 점포를 활성화했고, 온라인으로 판로를 넓히면서 전국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기부는 청년상인 가업승계를 지원하고 있는데 성공적인 세대교체 및 점포의 명맥유지를 위한 홍보·마케팅, 시제품 제작 등을 돕는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가업상속 공제,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연납특례 등을 적용한다.

은행원으로 재직하던 이지은 육거리소문난 만두 대표는 인근 3대째 운영되던 노포 만둣집의 폐업 예정 소식을 듣고 창업을 결심한 경우다. 청주지역의 유명한 만둣집을 견학하고, 전 대표로부터 받은 기술을 보완해 온·오프라인으로 판로를 확장했다. 사업 분야를 넓히기 위해 비건 만두, 제로슈거 만두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건의사항을 내놓기도 했다. 전통시장 매니저 확충, 전통시장 내 건물 2~3층 개발, 사업 기획안에 청년 프로젝트 의무 포함 등을 제시했다. 중기부는 이 같은 청년상인들의 의견을 청취해 전통시장 지원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