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없앤 시가행진 부활…광화문에 L-SAM·현무·천궁 뜬다

강태화 2023. 9. 1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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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서울 상공에 대규모 전투기 편대가 뜬다. 서울의 심장인 광화문 거리엔 ‘전술핵무기’급 위력을 가진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V’를 비롯해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상공에서 제75주년 국군의 날 축하비행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예 국산 무기들의 호위 속에 미래 육군 무장의 표준이 될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국군 장병과 미8군 전투부대원 300여명이 함께 시가 도보 행진을 벌인다.

국방부가 13일 공개한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10월 1일) 기념행사의 얼개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추석 연휴를 감안해 오는 26일 개최된다. 행사는 오전 10시 성남 서울공항을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4시 대규모 서울시내 시가행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2013년 이후 10년만이다. 대통령령에 따라 매 5년마다 개최돼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엔 북한과의 대화 기조 등을 고려해 시가행진을 하지 않았다.

지난 4일 서울 상공에서 아파치 헬기가 국군의 날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10년만에 부활된 이번 기념행사와 관련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고와 함께 한ㆍ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기획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특히 고위력 미사일, L-SAM, KF-21, 국산 차세대 소형무장헬기(LAH) 등 국산 개발 장비 8종 27대의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국산 무기 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밖에 새로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의 정찰 감시ㆍ타격 드론의 모습도 공개할 계획이다.

시가행진엔 K9 자주포와 K2 전차, 다연장로켓 ‘천무’, 지상유도무기 ‘현궁’, 무인 잠수정 등 장비 170여대와 육해공 장병 4000여명이 참가한다. 또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이 증강현실(AR)로 구현해 훈련에 참여하는데, 시가행진에서 육ㆍ해ㆍ공군 3군과 해병대의 통합된 역량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 6월 1일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L-SAM 요격탄 발사 모습. 연합뉴스

역대 최대규모의 주한미군 병력이 참여하는 것도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국군의 날 최초로 공군의 KF-21, F-35A 등 6종의 21대 전투기가 대규모 편대비행에 나서는 가운데 회전익 54대와 고정익 76대가 행사장 상공을 수 놓는다. 여기엔 주한 미 공군전력 7대가 참여할 계획이다. 또 한ㆍ미의 최정예 요원 200여명은 실제 공중침투와 동일한 방법으로 전술강하를 벌인다. 동시에 미 8군 전투부대원 300여명도 처음으로 시가행진에 참여한다.

국방부는 이밖에 건군 75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각 군 장병, 생도, 카투사, 예비역, 대학생 등 각각 75명을 선발해 국군교향악단을 꾸렸고, 장병, 군인가족, 예비역, 보훈단체, 해외 6ㆍ25참전용사와 후손, 일반 국민 등 1만여명을 초청했다.

튀르키예의 네즈뎃 야즈즈올루(94)씨, 콜롬비아의 클레멘테 퀸테로(93)씨 등 19개국 참전용사와 후손 44명, 한ㆍ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당시 미국 측 대표인 존 포스터 덜레스 국무장관의 손녀, 정전협정 서명에 참석했던 마크 웨인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의 손녀도 초청됐다.

경기도 양주시 25사단에서 열린 육군 '아미타이거 시범여단전투단 선포식' 후 워리어플랫폼 차림의 아미타이거 부대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은 “국군의 날 기념행사 행사 당일과 예행연습이 진행되는 오늘 14~26일 서울공항 주변과 서울 시내 일대에선 항공기 비행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해를 구했다. 기념행사 행사 당일인 26일 오후 1시~3시40분엔 서울공항에서 숭례문까지, 오후 2~6시엔 숭례문에서 광화문광장까지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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