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 없앤 시가행진 부활…광화문에 L-SAM·현무·천궁 뜬다
오는 26일 서울 상공에 대규모 전투기 편대가 뜬다. 서울의 심장인 광화문 거리엔 ‘전술핵무기’급 위력을 가진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V’를 비롯해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으로 꼽히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최신예 국산 무기들의 호위 속에 미래 육군 무장의 표준이 될 ‘워리어플랫폼’을 착용한 국군 장병과 미8군 전투부대원 300여명이 함께 시가 도보 행진을 벌인다.
국방부가 13일 공개한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10월 1일) 기념행사의 얼개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추석 연휴를 감안해 오는 26일 개최된다. 행사는 오전 10시 성남 서울공항을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4시 대규모 서울시내 시가행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2013년 이후 10년만이다. 대통령령에 따라 매 5년마다 개최돼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엔 북한과의 대화 기조 등을 고려해 시가행진을 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10년만에 부활된 이번 기념행사와 관련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고와 함께 한ㆍ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기획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특히 고위력 미사일, L-SAM, KF-21, 국산 차세대 소형무장헬기(LAH) 등 국산 개발 장비 8종 27대의 실물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국산 무기 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밖에 새로 창설된 드론작전사령부의 정찰 감시ㆍ타격 드론의 모습도 공개할 계획이다.
시가행진엔 K9 자주포와 K2 전차, 다연장로켓 ‘천무’, 지상유도무기 ‘현궁’, 무인 잠수정 등 장비 170여대와 육해공 장병 4000여명이 참가한다. 또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이 증강현실(AR)로 구현해 훈련에 참여하는데, 시가행진에서 육ㆍ해ㆍ공군 3군과 해병대의 통합된 역량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대규모의 주한미군 병력이 참여하는 것도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
국군의 날 최초로 공군의 KF-21, F-35A 등 6종의 21대 전투기가 대규모 편대비행에 나서는 가운데 회전익 54대와 고정익 76대가 행사장 상공을 수 놓는다. 여기엔 주한 미 공군전력 7대가 참여할 계획이다. 또 한ㆍ미의 최정예 요원 200여명은 실제 공중침투와 동일한 방법으로 전술강하를 벌인다. 동시에 미 8군 전투부대원 300여명도 처음으로 시가행진에 참여한다.
국방부는 이밖에 건군 75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각 군 장병, 생도, 카투사, 예비역, 대학생 등 각각 75명을 선발해 국군교향악단을 꾸렸고, 장병, 군인가족, 예비역, 보훈단체, 해외 6ㆍ25참전용사와 후손, 일반 국민 등 1만여명을 초청했다.
튀르키예의 네즈뎃 야즈즈올루(94)씨, 콜롬비아의 클레멘테 퀸테로(93)씨 등 19개국 참전용사와 후손 44명, 한ㆍ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당시 미국 측 대표인 존 포스터 덜레스 국무장관의 손녀, 정전협정 서명에 참석했던 마크 웨인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의 손녀도 초청됐다.
군 당국은 “국군의 날 기념행사 행사 당일과 예행연습이 진행되는 오늘 14~26일 서울공항 주변과 서울 시내 일대에선 항공기 비행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해를 구했다. 기념행사 행사 당일인 26일 오후 1시~3시40분엔 서울공항에서 숭례문까지, 오후 2~6시엔 숭례문에서 광화문광장까지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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