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스펙에 가격은 동결…아이폰15, 中 악재 깰까(종합)

부품값 인상·티타늄 소재 적용 영향 無
아이폰15 시리즈 전작과 가격 동일
스마트폰 시장 회복·화웨이 견제 해결 관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 '원더러스트(Wonderlust)'에서 아이폰 15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부품값 인상·티타늄 소재 적용 등의 가격 인상 여건 속에서도 출고가를 동결했다. 최근 중국 공무원 아이폰 사용 금지령과 화웨이의 약진 등의 악재 속에서 매출 증대를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애플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 '원더러스트(Wonderlust)'를 열고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번 시리즈는 전작과 동일 ▲아이폰15 일반(6.1인치) ▲아이폰15 플러스(6.7인치) ▲아이폰15 프로(6.1인치) ▲아이폰15 프로맥스(6.7인치)로 구성됐다. 애플이 아이폰12시리즈부터 출시한 5.4인치 '미니' 모델은 이번 라인업에서도 빠졌다. 또 기존 프로맥스 모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모델로 예상한 '울트라'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 제품의 전체적인 외관은 전작과 유사하다. 다만 프로와 프로 맥스에 티타늄 소재를 사용해 차별점을 뒀다. 티타늄은 보통 우주선 등에 사용되는 소재로 강한 내구성과 가벼운 무게가 특징이다.

애플은 두 제품에 대해 "애플 사상 가장 가벼운 라인업이 완성됐다"며 "견고한 티타늄과 스마트폰 사상 가장 견고한 후면 글라스, 업계를 선도하는 세라믹 쉴드를 전면에 장착했다"라고 설명했다.

외형적의 가장 큰 변화는 충전 단자다. 이번 시리즈는 자체 충전 단자(라이트닝)대신 안드로이드형과 같은 USB-C형 충전 단자를 채택했다. 아이폰에 USB-C형 충전단자가 쓰인 건 이번 시리즈가 처음이다.

또 전 제품에 이른바 'M자탈모'라 불리던 '노치'를 빼고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탑재다.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실시간으로 중요 경고, 알림, 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음악 재생이나 페이스 ID 등을 지원하는 기능으로 전작에선 프로형(프로·맥스)에만 들어갔었다.

카메라 성능도 크게 좋아졌다. 아이폰15 일반·플러스 모델은 메인 카메라 화소가 1200만 화소에서 4800만 화소로 개선됐다. 아이폰15 일반 라인업은 2배, 프로는 3배, 프로맥스는 5배에 달하는 망원 줌도 탑재됐다.애플에 따르면 5배 광학줌은 120mm 거리에서 찍어도 좋은 품질의 사진을 얻어낼 수 있는 수준이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기본과 플러스 모델에는 아이폰14 프로 모델에 탑재된 'A16 바이오칩'이 들어갔고, 프로 모델에는 최신형 'A17 프로'가 적용됐다. 애플에 따르면, A16 바이오칩은 6코어 CPU를 통해 경쟁 제품 대비 최대 40% 빠르다. A17 프로는 업계 최초의 3나노미터급 칩으로, 마이크로 아키텍처와 디자인 개선으로 최대 10%, GPU는 최대 20% 더 빠르다.

아이폰15 시리즈.ⓒ애플

2년 연속 가격 동결…역대급 악조건 속에 내린 결단

업계에서는 당초 애플이 아이폰15시리즈 가격을 최대 200달러(약26만원)가량 인상할 것으로 봤다. 역대 시리즈보다 제품 변화가 많은 데다 AP, 카메라 모듈 등의 주요 부품값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고가 모델인 '아이폰15 프로맥스 1테라바이트(TB)'의 경우 280만원까지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599달러(212만원)으로 나왔다.

가격대로 살펴보면 아이폰15 기본 모델은 799달러(128GB), 899달러(256GB), 1099달러(512GB), 플러스 모델은 899달러(256GB), 999달러(256GB), 1199달러(512GB), 프로는 999달러(128GB), 1099달러(256GB), 1299달러(512GB), 1499달러(1TB), 프로맥스는 1199달러(256GB), 1399달러(512GB), 1599달러(1TB)다. 프로맥스 제품 최저가는 전작보다 120달러(15만원)이 인상됐는데, 이는 전작에 있던 128GB 모델이 이번엔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폰15.ⓒ애플

업계는 애플의 가격 동결 정책이 스마트폰 시장 정체기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역대 최고 제품이라는 마케팅을 통해 '소비욕'을 자극시키고, '구매문턱'을 낮춰 매출을 이끌어 내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 15시리즈를 공개하며 "아이폰15는 지금까지 제품 중 가장 혁신적으로 강력한 스마트폰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하는 등 제품의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애플의 이같은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굳어있는 데다 애플 전체 매출 20% 이상 차지하는 중국 시장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가 새로운 5G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와 '메이트X5'를 앞세워 현지 시장을 장악하는 점은 잠재 위협거리다. 현재 메이트60 시리즈의 중국 시장 내 판매량 전망치는 1000만대로, 이는 지난해 화웨이 판매량(2300만대 추정)의 절반에 준하는 수치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전세계적 암울한 스마트폰 시장과 화웨이의 복귀가 본격화 되면서 아이폰의 판매량이 감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아이폰15 시리즈 생산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8000만대로 전망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 아이폰 총판매량은 전년 대비 5% 줄어든 2억 2500만대에서 2억2500만대로 내다봤다.

다만 이들은 아이폰 15 시리즈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을 경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는 "9월 공개할 아이폰15 시리즈의 CMOS 이미지센서의 수율 문제가 있긴 하지만, 아이폰 15 시리즈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을 경우 애플이 올 3분기에 삼성전자 점유율을 앞질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아이폰15 일반 모델과 플러스는 핑크·옐로·그린·블루·블랙 색상으로 나오며 128GB·256GB·512GB 저장 용량을 제공한다.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는 블랙 티타늄·화이트 티타늄·블루 티타늄·내추럴 티타늄으로 128GB(프로만)·256GB·512GB·1TB 저장 용량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