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똑똑한 임원에 "내 정자 줄게"…자녀 11명된 사연
일론 머스크(52)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설립한 회사 뉴럴링크의 임원 사이에 둔 쌍둥이 자녀가 정자 기증을 통한 것이었다는 전기 내용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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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만 11명…앰버 허드와 연애가 가장 큰 고통
1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간된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의 책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머스크는 “인류의 장기적인 생존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출산율 하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른 직원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권해왔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자신이 2016년 설립한 ‘뇌 임플란트’ 기업 뉴럴링크의 임원 시본 질리스(36)에게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됐다면 내가 정자기증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질리스는 머스크의 정자를 기증받아 체외수정을 통해 2021년 이란성 남‧녀 쌍둥이를 낳았다.
질리스는 아이작슨에게 “머스크가 많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 같은 역할 정도만 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전했다. 다만 질리스의 출산 사실을 몰랐던 머스크의 연인 그라임스(클레어 바우처)는 지난해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며 머스크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그라임스가 질리스와 임신‧출산 시기가 겹쳐 한때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사실도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스크는 현재 대리모를 통한 자녀를 포함해 11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아이작슨은 이 외에도 여러 여성과 교제한 머스크는 배우 조니 뎁의 전 부인인 앰버 허드와의 교제를 가장 고통스럽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테슬라 공매도에 분노, "순전히 위선"
관계가 나쁜 것으로 유명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의 일화도 소개됐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그간 회의장 등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둘은 게이츠가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한 것을 계기로 악연이 됐다.
지난해 3월 9일 게이츠가 머스크에게 “자선 활동과 기후 문제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며 연락했고, 이후 머스크는 게이츠를 테슬라 공장으로 초대했다. 당시 머스크는 주식 매각에 따른 세금 문제로 57억 달러(약 7조 5650억원)를 기부하게 된 상황이었다. 공장 견학이 끝나갈 때쯤 게이츠는 기부에 대한 말을 꺼냈지만, 머스크는 게이츠가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해 15억달러(약 1조9900억원)를 손실본 일을 언급하며 게이츠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당시 게이츠는 “전기차 공급이 수요보다 앞서서, 가격이 하락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사과했지만, 머스크의 분은 풀리지 않았다.
이후 머스크는 아이작슨에게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데 열정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기후변화를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하는 회사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나”라며 “순전히 위선”이라고 불평했다. 이 뒤로 머스크와 게이츠는 공식 석상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등 앙숙 관계가 됐다. 다만 아이작슨은 머스크는 자신에게 “나는 사실 그(게이츠)를 좋아하고 싶었다”고 문자를 보냈고, 게이츠는 그해 연말 한 만찬에서 사람들이 머스크를 비판하자 “우리 시대에 과학과 혁신의 한계를 밀어내기 위해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고 두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이작슨 “머스크, 심리적 혼란 속에 살아”
아스퍼거증후군에 시달린 머스크는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었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로 보냈다. 우주 개척의 꿈을 키운 것도 당시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 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고서다.
한편,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일시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쟁에 개입했다는 전기 내용은 “사실관계를 잘 못 쓴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벤저민 프랭클린 등의 일대기를 쓴 유명 전기 작가다. 머스크가 그에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행할 수 있도록 허락했으며, 전기 내용에 간섭하지 않았다고 아이작슨은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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