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악몽'에 근접한 롯데의 외국인 선수 '맥시멈 베팅'
배중현 2023. 9. 13. 11:48
지난해 11월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타자 잭 렉스와 재계약을 발표하자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너무 비싸게 잡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풀타임을 뛰어도 받기 어려운 금액"이라며 비슷한 얘길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는 대체 선수로 지난해 56경기만 뛴 렉스에게 최대 130만 달러(17억원)를 안겼다. 옵션 10만 달러를 제외한 120만 달러(15억9000만원·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가 보장 금액이었다.
렉스보다 먼저 재계약한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와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소크라테의 조건은 최대 110만 달러(14억6000만원)인데 옵션 제외 보장 금액은 80만 달러(10억6000만원)로 렉스의 67% 수준이었다. 2022시즌을 풀타임(127경기 소화)으로 뛰며 렉스보다 더 나은 누적 기록을 쌓았지만, 재계약 조건에선 크게 밀렸다.
한 가지 다른 예로 2021시즌 홈런 29개를 때려낸 뒤 재계약한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의 조건은 최대 120만 달러. 보장 금액은 8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였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풀 시즌을 뛴 게 아닌데 렉스가 130만 달러를 받으니 (재계약 협상을 하는) 다른 선수들이 이걸 기준으로 달라고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와도 최대 125만 달러(16억6000만원·계약금 35만 달러, 연봉 85만 달러, 옵션 5만 달러)로 통 크게 재계약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연봉 100만 달러·13억2000만원)까지 더하면 롯데는 외국인 선수 3명에게 보장 금액 기준 최소 340만 달러(45억원)를 투자한 셈이다. 하나같이 재계약 조건이 시장가를 상회한다는 평가였다.
롯데의 '맥시멈 베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7월 렉스의 대체 선수로 니코 구드럼을 영입했다. 연봉 40만 달러(5억3000만원). KBO리그는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 총액이 연봉과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 포함 최대 100만 달러를 넘을 수 없다. 교체 외국인 선수는 잔여 개월(2~11월)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는데 구드럼의 연봉 40만 달러는 영입 시점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사실상의 최대 금액이었다. 롯데는 7월 중순 스트레일리마저 퇴출하며 대체 선수로 애런 윌커슨과 최대 35만 달러(4억6000만원)에 계약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 외국인 선수에 투자한 총액이 400만 달러(53억원)가 넘는다.
롯데가 지갑을 화끈하게 열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외국인 타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렉스는 홈런 4개를 기록한 뒤 퇴출당했고, 구드럼은 152타석 동안 홈런이 없다. 잦은 실책과 타격 부진이 맞물리면서 코칭스태프의 신뢰마저 잃은 분위기. 초반 기세가 꺾인 롯데는 5강 경쟁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가성비를 고려하면 결과가 더욱 뼈아프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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