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논란 나비효과…동상 있는 칠곡 기념관 관람객 5배↑

김정석 2023. 9. 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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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은 방문객들이 백선엽 장군 동상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지난 7월 백선엽 장군과 이승만·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 방문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칠곡군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간 다부동전적기념관에 한 달 동안 5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과 비교해 5배 는 수치다. 동상이 제막되기 한 달 전이자 한 해 관람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호국보훈의 달 6월과 비교해도 43% 증가한 수치다.

다부동전적기념관 관람객은 4월 2만4000여 명, 6월 3만7000여 명, 7월 4만6000여 명, 8월 5만3000여 명 등으로 증가 추세다.


호국보훈의 달 6월보다 방문객 43% 더 많아


또 동상 건립 이후 달라진 점은 단체 관람객 위주 방문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대형 관광버스가 주로 자리 잡던 주차장에는 승용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와 함께 동상 설치 전에는 없었던 대중교통을 이용한 방문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다섯 건 정도 걸려오고 있다고 한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이윤세(45)씨는 지난 12일 이른 아침 KTX를 이용해 서울에서 동대구역으로 이동하고 버스를 갈아타며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았다. 이씨는 “할아버지가 국군 1사단 소속으로 다부동 전투에 참전하셨다. 연차를 내고 백선엽 장군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회전하는 동상 모습에 깊은 전율과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7일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동상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칠곡군과 경상북도는 다부동 일대를 호국 보훈 성지로 만들어, 전쟁의 아픈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한주 영남이공대 여행·항공마스터과 교수는 “관람객 증가 추이와 방문 유형을 분석해 볼 때 칠곡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국 도시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미래세대 안보 교육장이자 호국 관광 명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가보훈부 등의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부동전적기념관은 6·25 전쟁 최대 격전지이자 반격이 시작된 다부동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1981년 건립됐다. 부지면적 1만 8744㎡에 기념관 1동, 구국관 1동, 전적비, 백선엽 장군 호국구민비 등을 갖췄다.


“‘민주화 성지’ 광주처럼 칠곡 ‘호국 성지’로”


백선엽 장군 동상은 지난 7월 5일, 이승만·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은 같은 달 27일에 각각 건립됐다. 백 장군은 칠곡 다부동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둬 패배 일로를 걷고 있던 6·25 한국전쟁 전세를 뒤집는 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한·미 최고사령관으로서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은 방문객들이 백선엽 장군 동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칠곡군
이승만·트루먼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 다음 날인 7월 28일에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6·25 당시 이른바 ‘워커 라인(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해 대한민국을 구한 미8군 사령관 월턴 해리스 워커 장군 흉상도 세워졌다. 백선엽 장군이 타계 직전 “평택 미군 부대를 찾아 부대 내 워커 장군 동상 앞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유언을 남길 만큼 둘 사이 우정이 두터웠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대한민국이라는 비행기는 진보와 보수라는 좌우 날개가 튼튼해야 안정적으로 날 수 있다”며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이듯 칠곡군을 호국의 성지로 자리매김해 대한민국을 균형감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칠곡=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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