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연속 금메달? 부상, 부진에 불안한 AG 야구대표팀
야구 대표팀이 4회 연속 아시안게임(AG) 금메달에 도전장을 내민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2022 항저우 AG 대표팀 사령탑인 류중일 감독은 고민이 많다. 대표팀 전력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타선의 중심이자 리더 역할을 기대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발목을 다쳐 낙마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고 항상 좋은 성적을 냈던 이정후의 이탈은 심각한 문제다. 엔트리에 외야수가 3명 뿐이기에 더 치명적이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구창모(NC 다이노스)도 아프다. 왼팔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근육 손상, 왼팔 피로 골절로 인해 올해 9경기 밖에 던지지 못했다. 6월 이후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해 출전 여부도 확정적이지 않다. 지난달부터 불펜피칭을 시작한 구창모는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 피칭을 준비중이다.
이정후가 빠지면서 명단 변경도 불가피해졌다. KBO는 대체선수 발표를 22일 소집 직전에 하기로 했다. 최악의 경우 구창모가 항저우에 갈 수 없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정후가 빠지면서 야수 자원을 좀 더 보강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의 성적도 좋지 않다. 유독 부진한 선수가 많다. KT 위즈 강백호가 대표적이다. 강백호는 세 차례 국제대회에서 타율 0.340(47타수 16안타), 9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 데뷔 후 가장 낮은 타율(0.261)에 그치고 있다.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5일 복귀했다. 8일 SSG전에서 만루홈런을 치긴 했으나 아직 대타로만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세이브왕 고우석과 홀드왕 정우영(이상 LG 트윈스)도 주춤하다. 고우석은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어깨 부상을 겪었고, 정우영도 2군에 다녀왔다. 나란히 4점대 시즌 평균자책점에 머물고 있다. 불펜의 핵심으로 생각했던 두 선수가 주춤해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이 생겼다. 시즌 초반 좋았던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도 페이스가 떨어졌다.
한국은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자카르타 대회 이후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맞았다. 병역 특례를 위한 선수 선발 논란이 일었고, 국정감사에 선동열 감독이 출석하는 불상사도 일어났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가치를 낮게 보는 시선도 늘어났다.
결국 KBO는 24세 및 프로 3년차 이하 선수 위주로 선발하기로 했다. 모든 참가팀이 나이 규정을 적용받는 축구와 달리 스스로 전력을 약화시켰다. 정규시즌도 중단하지 않고, 대신에 팀당 차출인원을 3명까지만 뽑기로 했다. 24세 초과 선수는 3명만 선발했고, 모두 20대다. 경험이 중요한 포수들은 모두 국제대회가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전력이 약화됐다.
한국이 참가국 중 가장 강한 건 분명하다. 게다가 대만과 일본을 제외한 상대는 약하다. 그러나 대만과 일본의 전력은 무시할 수 없다. 대만은 마이너리거를 7명이나 불렀다. 프로 선수 비율(70.8%)도 최근 들어 가장 높다. 황금세대로 꼽히는 2019년 18세 이하 월드컵 우승 멤버가 7명이나 포진했다. 일본은 프로 선수들이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실업리그 격인 사회인야구 수준이 높다. 최근엔 꾸준히 프로에 선수들을 보내고 있어 '예비 프로 선수'가 많다.
실제로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도 우승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선 대만에 1-2로 졌고, 결승전인 한·일전도 양현종의 호투 덕분에 3-0으로 이겼지만,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이번 대회는 더욱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최근 국제대회 연이은 부진 속에 AG마저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KBO도 책임을 회피하기 힘들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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