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이전에..." '스우파'가 보여준 진정한 댄서의 품격
[김상화 기자]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
ⓒ CJ ENM |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의 첫번째 탈락 크루는 놀랍게도 츠바킬이었다.
지난 12일 방영된 엠넷 <스우파>에서 일본 정상의 댄스 크루 츠바킬은 케이팝 댄스 미션에서 고전을 겪으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당초 1-3회 방영분을 통해 멤버 개개인의 빼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댄스 크루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츠바킬이었기에 이번 미션에서 츠바킬이 최하위를 할 거라고 예상했던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츠바킬은 'Noy Shy'(있지), 'Maniac'(스트레이키즈) 등 JYP 대전으로 베베와 맞붙었다. 사전 리허설 영상으로 선후공 결정권을 부여 받는 아티스트의 선택에서 스트레이키즈는 츠바킬의 이름을 호명했기에 승리에 좀 더 가까워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박빙의 승부 끝에 모니카, 배윤정, 셔누(몬스타엑스) 등 파이트 저지 3인은 모두 베베의 손을 들어줬다.
탈락 배틀로 밀려난 4개 크루 중 생존을 위해 츠바킬은 울플러와 마지막 일전을 치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2,4,5라운드 승리를 거둔 울플러가 기사회생한 반면 츠바킬은 이번 <스우파2>의 첫번째 탈락 크루로 결정되었다. 함께 경연을 펼친 타 크루원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
ⓒ CJ ENM |
지난 1회부터 마네퀸과 잼 리퍼블릭은 연이은 크루원들의 대결로 본의 아니게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이날 소개된 케이팝 미션 역시 마찬가지. 하이브 대진에 편성된 두 팀은 이번 만큼은 반드시 승리를 거둬 자존심을 지키고자 각자의 필살기를 준비했다.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르세라핌), '쩔어'(BTS) 를 활용한 안무 챌린지에서 마네퀸은 자신들도 하기 힘든 고난이도 기술 중심의 동작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잼 리퍼블릭은 주로 상체 움직임 위주 댄스에 치우친 마네퀸의 습성을 파악하고 하반신 그루브를 적극 활용하는 느낌 중심의 안무를 마련했다.
결과는 여유와 그루브가 결합된 잼 리퍼블릭의 완승이었다, 스페셜 저지로 참여한 배윤정 안무가를 비롯한 파이트 저지 3인은 "케이팝에 걸맞은 안무를 해냈다.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안무를 보여줬다"라며 칭찬을 건넸다.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
ⓒ CJ ENM |
본 방송에 앞서 제작진은 선공개 영상을 통해 'Shut Down'(블랙핑크), '쿠데타'(지드래곤) 등 YG 곡으로 맞붙게 된 울플러 vs 원밀리언의 연습과정을 소개했다. 힙합 기반의 울플러가 만든 '안무 카피 구간'을 받아본 원밀리언은 처음엔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실제 구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한 크루는 원밀리언이었다. 리더 리아킴이 갑작스러운 담 증세로 고통을 호소하며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팀의 수장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에 다시 연습을 진행하려 하지만 결국 병원으로 향해야 했다. 병원 침대에서도 팀원들의 연습 영상을 모니터하는 모습에서 리더의 무게감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본 경연에서 리아킴은 투혼을 발휘했고, 결국 2대1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스우파2>에서 일반 시청자들에게 가장 인지도 높은 댄스 크루는 원밀리언이었지만 명성에 걸맞지 않게 고전을 면치 못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케이팝 댄스 미션을 통해 원밀리언이 본 궤도에 진입했음을 증명해냈다.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
ⓒ CJ ENM |
이번 <스우파> 4회에선 훈훈한 장면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연이은 맞대결로 신경전을 펼치는 등 악연이 끊이지 않았던 마네퀸과 잼 리퍼블릭이 그 주인공이었다.
두 크루 모두 경연 준비 과정에서 부상, 통증 등으로 병원 응급실에 가야했다. 레드릭(마네퀸)은 복통을 참고 연습에 임했지만 결국 상태가 악화되었고 라트리스(잼 리퍼블릭)은 리허설 도중 발을 접지르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병원 응급실로 긴급 호송된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계급 미션 당시 감정 싸움을 벌였던 이들이었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동병상련의 심정이었기에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게 된 것이었다. 이어 부상 악화를 우려한 잼 리퍼블릭 리더 커스틴은 마네퀸 측에 안무 수정을 요청했고 마네퀸은 기꺼이 부탁을 받아들였다.
"경쟁은 경쟁이어도 저희가 댄서잖아요. 몸이 생명이고 너무 중요한 건데... 그래야 저희도 페어플레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레드릭).
뿐만 아니라 비록 최하위에 그쳐 이 무대를 떠나게 된 츠바킬의 탈락을 지켜보며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함께 부둥켜 안고 눈물을 쏟은 타 크루들의 모습 역시 뭉클했다. "경쟁 이전에 댄서"라는 마음가짐은 <스우파2>를 관통하는 공통의 정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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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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