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보험 건당 가입액 1300만원 '뚝'…고금리 '끝물'

부광우 2023. 9. 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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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저축성 상품의 건당 가입액이 연초보다 1300만원 넘게 쪼그라들면서 5000만원대 중반까지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내놓던 생보사들도 이제는 더 이상 무리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저축보험시장은 그 만큼 빠르게 식어갈 것으로 보인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반기 말까지 여섯 달 동안 생보사들이 판매한 저축성보험의 신계약 1건당 금액은 평균 5525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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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5525만원…연초 대비 19.2%↓
식어가는 상품 경쟁에 고객도 '관망'
저축보험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저축성 상품의 건당 가입액이 연초보다 1300만원 넘게 쪼그라들면서 5000만원대 중반까지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금리가 정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에 이제는 끝물 수요만 남게 되면서 저축보험을 찾는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자금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내놓던 생보사들도 이제는 더 이상 무리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저축보험시장은 그 만큼 빠르게 식어갈 것으로 보인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반기 말까지 여섯 달 동안 생보사들이 판매한 저축성보험의 신계약 1건당 금액은 평균 5525만원이었다. 이는 지난 1월만 떼 놓고 본 기록이 6837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9.2%(1312만원) 줄어든 액수다.

주요 생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생명의 저축보험 신계약 건당 금액이 5272만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5% 감소했다. 교보생명의 해당 금액도 5940만원으로 34.7%나 줄었다. 빅3 생보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의 저축보험 신계약 건당 금액만 6804만원으로 50.9% 늘었다.

상대적으로 고액의 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AIA생명의 경우 신계약 1건당 금액이 1억719만원으로 유일하게 1억원을 넘겼지만, 조사 대상 기간 동안에는 액수가 3.9% 감소했다. 이어 KB라이프생명의 저축보험 신계약 건당 금액이 7670만원으로 5.2% 증가하며 규모가 큰 편이었다.

생명보험사 저축성 상품 신계약 1건당 금액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저축보험의 가입액이 이전만 못해진 배경에는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는 금리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한창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보험에 고객이 몰렸지만, 이제는 더 이상 높은 이자율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제동이 걸리는 형국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연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이후 한은은 기조를 바꿔 올해 2월부터 지난 달까지 다섯 차례에 걸친 동결 결정을 통해 기준금리를 유지 중이다.

생보업계도 최근 들어서는 고금리 저축보험 출시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금리가 6%대에 이르는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공격적인 영업전이 펼쳐졌지만, 이제는 이자율이 2%대 후반까지 주저앉은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말 금융권에 불어 닥쳤던 유동성 위기도 저축보험이 봇물을 이루게 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높아진 금리로 인해 채권 발행 여건이 악화되는 등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자, 생보사들이 숨통을 트기 위한 대안으로 저축성 상품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저축보험은 주로 가입할 때 한 번에 보험료를 모두 내는 특성 덕에 보험사로서는 빠른 자금 확보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저축보험 수요가 점차 사그라질 전망이다. 이제는 생보업계의 유동성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데다, 올해부터 시행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는 저축성 상품이 보험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IFRS17이 적용되면서 과거 원가 기준이었던 보험사의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전환됐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보험업계에서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 생보사들 사이에서는 아직 수요가 더 확대될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 저축보험시장은 전반적으로 저성장 내지 마이너스 성장 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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