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마취크림 등 문신용품 밀수일당 적발

불법 마취 크림 등 문신 용품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 시중에 유통시킨 일당이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일당이 들여온 문신 용품은 국내 허용 기준을 초과한 마취성분을 함유해 치명적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최근 식약처 허가 기준의 1.5배를 초과한 마취성분 함유 마취크림 밀수 일당을 적발했다. 관세청 제공

13일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최근 국내 허용치를 1.5배 초과한 마취성분이 포함된 불법 마취 크림과 문신 바늘 등 문신 용품 1만5081점을 밀수입해 유통한 혐의(관세법, 약사법 및 의료기기법 위반)로 A(30대)씨 등 7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A씨 등은 조직적 밀수·판매를 위해 회사를 설립 후 국내에서 판매할 문신 용품을 샴푸, 비누 등 자가 사용 물품으로 위장해 해외직구를 통해 밀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직구를 이용할 경우 150달러 이하(미국발은 200달러)의 자가 사용 물품을 국내로 반입할 때 정식 수입신고 없이도 관세 등 세금을 피할 수 있고, 수입요건 구비 등도 면제받는 통관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A씨 등은 그간 약사법 및 의료기기법 등이 정한 수입요건구비를 회피해 문신 용품을 국내로 밀반입했다.

또 A씨 등은 밀수한 마취 크림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및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것처럼 꾸며 전국 문신 샵 등지에 공급했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을 이용한 문신 용품 판매도 계획했다고 관세청은 강조했다.

A씨 등은 문신 용품을 밀수해 시중에 유통하는 과정에서 애초 들여온 용품 가격(2246원)의 7배에 달하는 금액(15000원)으로 판매해 부당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이 적발한 불법 문신용 마취크림 등이 압수품으로 진열돼 있다. 관세청 제공

무엇보다 A씨 등이 시중에 유통시킨 태국산 'TKTX 마취 크림‘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분석 결과, 식약처에서 정상적으로 허가받은 마취 크림보다 마취성분 함량이 1.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A씨 등은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테트라카인’도 시중에 유통시켰다. 이 제품은 극소량으로도 피부 변색, 부종, 구토, 두통 등 중추신경계의 치명적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와 미국 FDA는 과량의 국소마취제를 사용하는 등 부적절한 국소마취제 사용이 불규칙한 심장박동, 발작, 호흡곤란, 혼수상태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경고한다.

이동현 관세청 부산세관 조사국장은 “최근 개별 법령에 따른 수입 요건 등을 회피할 목적으로 해외직구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관세청은 앞으로도 불법 문신 용품 등 국민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해 물품의 국내 유입을 철저하게 단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