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회, 팬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심재철 기자]
▲ 손흥민 돌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이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돌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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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새 감독의 첫 승 작품이 나왔지만 개운하지는 않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전부터 팬들이 걱정했던 원격 지휘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나아가야 할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펼친 평가전에서 이긴 것은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이나 항상 그 다음 게임으로 이어가야 하는 것이 축구이기에 축구팬들 누가 봐도 납득할 만한 감독의 비전과 대표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이제 대한축구협회가 팬들에게 답해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13일(수) 오전 1시 30분 잉글랜드 뉴캐슬에 있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벌어진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조규성의 전반전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어렵게 이겼다. 부임 후 5게임 무승(3무 2패)으로 경질 위기까지 몰렸던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 기록이다.
평가전 승리가 원격 지휘 논란 잠재울 수는 없어
5일 전 웨일스와의 평가전에서 실속 없는 0-0 결과를 보인 우리 선수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불려간 홍현석 대신 황희찬이 측면 미드필더 자리로 들어간 것 이외에 10명의 멤버가 그대로 나와 감독의 첫 승리를 향해 뛰었다.
지난 게임에서 상대 골키퍼를 위협할 만한 유효슛을 거의 날리지도 못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 평가전 부진의 늪에 빠진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우리 선수들은 18개의 슛 기록 중 9개의 유효 슛을 날려 달라진 공격 의지를 보였고 시작 후 31분 34초만에 간판 골잡이 조규성이 헤더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재성이 찔러준 패스를 손흥민이 뒤로 흘려주었고 황인범이 슬라이딩 크로스로 연결한 시도가 좋았다. 이 크로스가 사우디 아라비아 센터백에 걸리기는 했지만 높이 솟구친 공을 향해 조규성이 반 박자 빠르게 뛰어들며 헤더로 꽂아넣은 것이다.
이후에도 우리 선수들은 날카로운 역습 기회를 만들어 조규성의 스루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와 1:1로 맞서는 기회를 35분에 잡았지만 사우디 아라비아 수비수의 슬라이딩 태클에 걸려 추가골 뜻을 이루지 못했다. 누가 봐도 걸기 반칙으로 보였지만 앤디 매들리 주심은 페널티킥 휘슬을 불지 않았다.
황희찬의 왼발 슛에 이은 이재성의 세컨드 볼 슛(41분), 후반전 초반 이재성의 왼발 노마크 슛(48분)도 추가골에 근접한 기회였지만 사우디 아라비아 골키퍼 모하메드 알-오와이스의 슈퍼 세이브에 우리 점수판은 더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1-0 그대로 끝났다.
▲ 인터뷰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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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 첫 승 게임 내용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사우디 아라비아보다 더 까다로운 팀들이 2024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리에게 덤빌 것을 감안하면 더 매끄럽고 섬세한 팀 플레이를 이루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주문이다. 상대 팀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 때문에 추가골을 못 넣었다는 말은 구시대적 변명일 뿐이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정확하게 한 달 뒤 아프리카의 실력자 튀니지를 만나며 아시안컵 본선에서 우승 후보 일본과 D조로 묶인 베트남까지 만나는 일정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11월부터는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2차 예선을 뛰어야 한다.
급하게 몰아쉰 한숨을 돌리기도 해야겠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이 중요한 일정들을 앞두고 걱정하는 축구팬들 앞에 납득할 수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더이상 원격 지휘 논란으로 축구대표팀의 실력까지 의심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현장, 그라운드에 있다는 기본에 충실하여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이 K리그를 존중하며 주시하고 있다는 것, 해외파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들을 팬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13일 오전 1시 30분, 세인트 제임스 파크, 뉴캐슬)
★ 한국 1-0 사우디 아라비아 [골 : 조규성(31분 34초)]
◇ 한국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조규성(68분↔황의조), 손흥민(90+1분↔오현규)
MF : 황희찬(68분↔문선민), 박용우, 황인범(90+1분↔이순민), 이재성(78분↔강상우)
DF :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
GK : 김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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