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도 '대자연' 앞에선 긴장…애플, 2030년까지 탄소 제로 도전
2030년까지 애플 제품 공정 전과정 탄소중립
재활용 소재 사용하고 재생에너지 적극 활용
애플의 임원 회의에서 한 여성이 등장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모든 임원이 긴장하며 그녀의 눈치를 살핀다. 그녀의 정체는 '대자연(Mother Nature).' 글로벌 기업들의 허울뿐인 탄소중립 선언에 심기가 불편했던 대자연은 애플의 탄소중립 현황 보고를 듣고 그제야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회의장을 떠난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이벤트 ‘원더러스트’에서 애플의 탄소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시트콤 형식을 빌려 소개했다. '대자연' 역할은 할리우드 배우 옥타비아 스펜서가 맡았다. 애플 임직원들은 그와 어색한 연기로 합을 맞추며 애플이 그간 해왔던 탄소 저감 노력을 위트있게 풀어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에서 "모든 분야를 혁신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것"이라며 "모든 애플 기기가 2030년까지 기후영향이 '0'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30년까지 애플 제품 생산에서 100% 청정 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애플만의 협력업체 재생 에너지 프로그램(Supplier Clean Energy Program)이 이러한 목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발족한 이 프로그램은 2030년까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 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애플 제품의 공정 전과정에서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팀 쿡 CEO는 "프로그램에 지출되는 비용이 이제 애플의 직접 제조 비용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라며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 대해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모든 아이폰 액세서리와 애플 워치 밴드 등 모든 제품 라인에서 가죽 사용을 중단한다. 가죽은 파인우븐(FineWoven)이라는 새로운 직물 소재로 대체될 예정이다. 이는 소재의 68%가 소비자가 사용 후 버린 재활용 원료(포스트 컨슈머)로 구성된 트윌 직물이다.
아이폰 15와 아이폰 15 플러스도 재활용 소재로 제작된다. 배터리에 100% 재활용 코발트를, 메인 로직 보드, 탭틱 엔진(Taptic Engine) 구리 케이블, 맥세이프(MagSafe)의 유도성 충전기 내 구리 코일에 100% 재활용 구리를 사용한다. 이는 아이폰 사상 최초다. 마감 소재의 75%에 재활용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한다. 아이폰 15 프로와 아이폰 15 프로맥스는 애플 사상 최초로 하부 구조에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배터리에 100% 재활용 코발트를 사용한다.
애플은 또 제품 운송 시 발생하는 탄소를 저감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제품 운송은 애플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의 9%를 차지한다. 따라서 애플은 더 많은 부피의 제품을 항공 운송보다 탄소 집약도가 낮은 해상 또는 철도 운송 등으로 전환 중이다. 애플은 동일한 제품을 해상으로 운송할 경우 항공 운송 대비 탄소 배출량이 95% 저감된다고 설명했다. 애플 워치 운송 시 전체 중량의 최소 50%를 비항공 수단으로 운송해 운송으로 발생하는 총 탄소 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감축할 예정이다.
애플은 또 협력업체와의 재생 에너지 사용에 대한 노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28개국에서 운영되는 협력업체들은 애플 협력업체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20GW 이상의 재생 가능 에너지를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함께 하는 제조 파트너로는 미국 스카이워크 솔루션과 아날로그디바이스, 시러스 로직,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가 꼽힌다.
함께 하는 제조 파트너로는 미국 스카이워크 솔루션과 아날로그디바이스, 시러스 로직,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를 꼽힌다. 참여하는 한국 공급업체의 수는 올해 23개로 약 30%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애플 제품에 사용되는 핵심 재활용 소재 공급업체인 징멘 GEM을 포함해 지난 4월부터 14개 기업이 추가로 청정 에너지 사용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 전역에서 사피 리미티드, 르무르, 스롤롤러 텍스틸 AG 등의 기업이 합류해 총 34개 공급업체가 됐다.
리사 잭슨 애플 환경·정책·사회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은 "기후 변화에 앞장서 대응하기 위한 애플의 노력은 오랜 기간 입증돼왔다"라며 "우리는 재생 에너지 및 저탄소 설계에 중점을 둔 노력으로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탄소 배출량 저감을 이뤄냈고, 이후로도 여전히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손목시계 제품의 탄소 중립을 달성하게 되며 매우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라며 "심각한 현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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