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 첫 국내 투자는 'ADC'…에임드바이오 낙점
삼성이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Life Science Fund)'가 첫 국내 투자처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한 에임드바이오를 택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4번째 투자처이자 국내 첫 투자처로 에임드바이오를 선정하고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투자금액은 100억원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삼성벤처투자가 조성한 SVIC 54호와 63호로 운영되고 있는 펀드다. 54호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1년 1500억원 규모로 조성했고, 63호는 지난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198억원 규모로 독자 조성했다. 63호 펀드가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 명의로 투자에 가세한 건 이번 에임드바이오 투자가 처음이다.
앞서 '글로벌 바이오 핵심 기술 육성'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2022년 3월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재규어진테라피(Jaguar Gene Therapy), 같은 해 5월 미국 나노 입자 약물 전달체 개발사 센다 바이오사이언스(Senda Biosciences), 올해 4월 스위스 ADC 기술 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테크(Araris Biotech) 등 3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2018년 뇌종양 전문가인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설립한 에임드바이오는 독자적인 기술로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삼성의료원 연구팀에서 다중오믹스·정밀의학·중개연구 관련 선진 바이오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Nature),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 셀(Cell), 캔서셀(Cancer Cell), 지놈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등 세계 정상급의 학술지에 발표된 성과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종양 환자 임상 및 유전체학적 정보 분석과 환자 유래 실험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해당 기술을 항체 및 ADC 등 바이오 신약 개발에 적용해 현재까지 'AMB302', 'AMB001', 'AMB018' 등 3개의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해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이 중 ADC인 AMB302는 악성 뇌종양으로 꼽히는 교모세포종과 방광암에 대한 FGFR3 타깃의 ADC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 물질로 개발 중이다. 내년 인체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중국의 진퀀텀 헬스케어(GeneQuantum HealthCare) 등 해외 선진 ADC 기술 개발사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에임드바이오와 ADC 툴박스 개발 공동 연구를 실시하는 한편 단일 항체 기반의 CD200R1 타깃 아토피·치매 단일항체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AMB001'에 대한 위탁개발(CDO) 과제를 수행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에임드바이오 투자로 라이프사이언스 펀드 투자 중 ADC 업체로만 두 곳이 선택되며 삼성의 ADC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ADC·유전차 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포트폴리오를 늘리겠다"고 선언하면서 ADC 전용 생산 설비를 내년까지 구비해 생산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ADC는 강력한 톡신(독소)이 포함되는 치료제이기 때문에 기존의 일반 항체의약품 생산 공장이 아닌 별도의 생산 공장을 건립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4월에는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ADC 링커 및 접합 기술 개발사인 스위스 아라리스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장(부사장)은 투자 이유에 대해 아라리스의 기술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향하는 방향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라리스의 ADC 기술인 '아라링커(AraLinker)'에 대해 "고객사가 가져온 기성품 항체 등 기존 항체를 변형 없이도 접합할 수 있어 굉장한 장점이 있다"며 "이상적 기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공정 면에서도 "다른 여러 스텝을 거치는 공정은 바이오리액터가 그만큼 필요하고, 거칠 때마다 정제가 필요하고 복잡해진다"며 "아라링커는 싱글 스텝으로 하나로 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로 공정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아라리스의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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