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에 서명 거부까지… '대북송금' 앞에선 다른 이재명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숱한 의혹에도 당당한 태도를 보이며 검찰에 나가 조사받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여섯 번째 검찰 포토라인에 선 12일 '대북송금' 조사에선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받고 귀가했다.
다른 의혹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과 함께 의혹 자체를 부인했지만, 대북송금에 대해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개인의 일탈'로 돌리며 모르쇠로 일관했고 조사 후엔 "검찰이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검찰이 구성한 사실관계를 깨뜨리려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숱한 의혹에도 당당한 태도를 보이며 검찰에 나가 조사받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여섯 번째 검찰 포토라인에 선 12일 ‘대북송금’ 조사에선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수원지검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조사받고 귀가했다. 지난 9일에 이은 두 번째 대북송금 조사였다.
두 번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 대표는 다른 조사 때보다 더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먼저 그는 검찰이 소환해 조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던 지난 1일부터 국회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단식 12일째인 전날 수척해진 모습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결국 건강 문제를 이유로 비교적 짧은 4시간40분만에 귀가했다.
이 대표는 1차 신문조서에 결국 서명하지 않았는데, 이 역시 이례적이다. 조사 일정을 조율할 때부터 기싸움을 한 이 대표는 지난 9일 열람을 중단했던 1차 조서를 다시 열람하기를 거부하고 서명 날인도 하지 않았다. 검찰이 자신의 진술을 그대로 조서에 옮겨 적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은 신문조서가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검찰이 진술의 임의성을 소명해야 하는데, 주로 조사 장면을 녹화한 영상 파일을 통해 입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호사의 조언이 있었는지, 아니면 변호사인 이 대표 자신의 선택이었는지 모르지만, 애초 영상 녹화를 거부한 것이 이런 상황까지 고려한 결정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대표는 2차 조서에는 서명 날인했다.
검찰 조사에선 다른 의혹과 마찬가지로 답변 대부분을 진술서로 갈음했지만, 기류에선 차이를 보였다. 다른 의혹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과 함께 의혹 자체를 부인했지만, 대북송금에 대해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개인의 일탈’로 돌리며 모르쇠로 일관했고 조사 후엔 "검찰이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검찰이 구성한 사실관계를 깨뜨리려 했다.
이렇듯 이 대표가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인 배경으로 대북송금 의혹의 성격이 지목된다. 애초부터 법조계에선 대북송금이 이 대표의 여타 의혹보다 사안이 더 중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적용 가능한 범죄 혐의가 많고 무거워서다. 검찰은 일단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로 입건 수사 중이지만, 직접 뇌물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관계에 비춰 이 밖에도 이 대표와 북한 사이에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대북송금은 이 대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추진됐을 가능성이 있고, 그와 관련된 정황도 차이가 있다. 대장동·위례신도시, 백현동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은 사건에 연루된 민간개발업자, 공무원들의 부패한 처사로 이 대표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선의가 변질됐다는, 이른바 ‘남 탓’ 주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북송금은 정치적 기반이 별로 없던 이 대표가 북한 지원사업 추진으로 단숨에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기 위한 기반을 다지려 했다는 것이 사건의 전제다. 검찰도 이 대표에게 이런 범행 동기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이 이 사실을 확인해내면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강조해온 이 대표의 정치 인생에 치명타가 된다.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끝낸 검찰은 조만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회기 중이기 때문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국회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표결해야 한다. 정치권에선 오는 21일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돼, 25일 표결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어떻게 담뱃갑에서 뱀이 쏟아져?"…동물밀수에 한국도 무방비 - 아시아경제
- "한 달에 150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