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베테랑 이혜진·박상훈의 다짐 “나 자신과 후배들을 위해”

김우중 2023. 9. 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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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단거리 베테랑 이혜진이 자신의 네 번째 아시안게임을 앞뒀다. 사진=대한자전거연맹
한국 사이클 트랙 단거리·중장거리 베테랑 이혜진(31·서울시청)과 박상훈(30·의정부시청)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앞두고 “나 자신과 후배들을 위해 대회에 나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국 사이클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 당시 금메달 6개·은메달 3개·동메달 4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여자부 중장거리 간판 나아름이 당해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한 것을 포함, 20대 중반의 선수들이 대거 메달 레이스에 합류했다.

트랙 단거리에서는 이혜진, 중장거리에서는 박상훈이 빛났다. 이혜진은 2014 인천 AG 은메달 1개(단체 스프린트)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은메달 2개(스프린트·경륜) 동메달 1개(단체스프린트)를 목에 걸었다. 2020년 3월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에선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며 여자 경륜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이클 트랙 중장거리 베테랑 박상훈이 다시 한번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린다. 사진=대한자전거연맹

박상훈은 2014 인천 AG 은메달(단체추발)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 AG 금메달(개인추발) 은메달(매디슨)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 이후 꾸준히 대회 상위 랭킹에 이름을 올렸고, 이제는 30대의 나이에 AG을 맞이한다.

대회를 앞둔 두 선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목표에 대해 “후배들의 발전을 위해”라고 입을 모았다. 먼저 박상훈은 “내 동기들은 모두 은퇴했다. 나 역시 이번 AG를 앞두고 허리와 무릎 부상을 입어 준비하기 쉽지 않았다. 이런 큰 시합은 사실상 마지막이 아닐까”라면서도 “향후 지도자를 생각하고 있다. 지도자 자격증도 있지만, 아직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 어쨌든 지도자가 선수를 이해하려면, 사이클을 계속해야 한다고 본다. 내 후배들을 무조건 나보다 잘 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그는 자신과 함께한 후배 장훈을 자신의 바로 밑까지 키웠다며 당당히 말하기도 했다. 장훈 역시 박상훈과 함께 항저우 AG에 나선다.

이혜진은 “사실 그동안 나 혼자의 레이스에만 집중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재미를 깨달았다. 재작년 동료, 후배들에게 운동 방법을 알려줬는데 이들이 성장하는 걸 보며 즐거웠다. 동생들에게 잘 알려주기 위해 사이클을 잘 타고 싶다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원래 30세 때 지도자로 전향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며 후배들과 함께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 지도자와 선수가 동료들을 보는 시각이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두 선수 제2의 인생은 다를지라도, 후배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같았다. 끝으로 이들에게 항저우 AG 전망을 묻자 이혜진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고, 박상훈은 “일본이 강적으로 꼽히지만, 그래도 일본한테 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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