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세대 교체 과정이라더니…결과에 치중한 클린스만 감독

조효종 기자 2023. 9. 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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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를 내세웠던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첫승에만 만족해야 하는 경기를 치렀다.

13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8일 답답한 경기 끝에 웨일스전을 0-0으로 마무리한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거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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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세대교체'를 내세웠던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첫승에만 만족해야 하는 경기를 치렀다.


13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1-0 승리를 거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국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부진하다. 특히 첫 5경기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4득점 밖에 터뜨리지 못한 채 3무 2패에 그쳤다.


지난 8일 답답한 경기 끝에 웨일스전을 0-0으로 마무리한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거라고 항변했다. 내년 초에 열리는 아시안컵, 나아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새로운 선수들을 점검하면서 '세대 교체'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번 2연전, 특히 사우디전 경기 운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만드는 것보다 일단 첫승을 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듯했다. 선발 라인업부터 웨일스전과 거의 동일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이동한 홍현석 자리만 황희찬으로 바꿨다. 사실상 이번 소집에서 베스트11으로 생각하는 선수들을 그대로 내보낸 셈이다. 9월 2경기 선발을 10명 바꾼 일본과 대조적이다.


상대 전력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한국은 대체로 경기를 주도했다. 공격을 전개하는 선수들의 동선이 조금 더 정리됐고 컨디션도 좋아 이전보다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다. 전반전 선제골까지 터졌다.


꾸준히 우위를 점했기 때문에 후반에는 여러 선수들을 점검해 볼 만한 상황이었는데, 교체 카드 활용은 새롭지 않았다. 후반 23분 첫 교체로 조규성, 황희찬 대신 황의조, 문선민을 투입했다. 황의조는 대표팀에서 계속 활약하던 선수다. 문선민은 최근 대표팀에 복귀한 선수이긴 하나, 황희찬보다 4살 많은 선수라 새로운 전력으로 보긴 어렵다. 10분 뒤 투입된 1993년생 강상우도 마찬가지다. 왼쪽 풀백으로 나섰다면 포지션 내에선 젊은 피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최근 소속팀에서 전진 배치되고 있는 강상우는 이날 윙어로 뛰었다.


한 골 차 불안한 리드가 이어지자 손흥민과 황인범, 김민재 등 대표팀 주축 멤버들이 경기 막판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 손흥민과 황인범은 후반 추가시간에 교체됐고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과 김민재는 지난 웨일스전에서도 풀타임 활약한 바 있다. 핵심 선수들이 중용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친선 2연전 내내 베스트 멤버가 가동되는 것은 팀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기조와 상충된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전체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언급한 '세대 교체'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른쪽 풀백 자리에 1998년생 설영우가 자리를 잡은 것 정도다.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했을 때 김영권, 정우영 위치에 상대적으로 어린 정승현, 박용우의 출전 빈도가 높아지긴 했으나 두 선수도 다음 월드컵 때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선수들이라 세대 교체라는 콘셉트와는 거리가 있다.


선택지가 없는 건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소집 명단에 어린 선수들을 여럿 발탁했다. 2000년대생 오현규, 양현준, 김주성, 김지수, 김준홍이 합류했다. 넓게 보면 1997년생 이동경까지도 오랜만에 발탁된 젊은 선수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번 2연전 이들의 출전 시간은 모두 합쳐 20분을 넘지 못했다.


미래를 위해 세대 교체를 하겠다면서 친선전에서 어린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하지 않은 건, 결국 사전에 면밀한 검토와 확신 없이 선수들을 선발한 것이거나 부진에 대한 비판을 당장 면피하기 위해 세대 교체를 꺼내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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