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人사이드]여행族 '필수'된 트래블로그…"全여행플랫폼이 경쟁상대"
간편한 방식에 인기 급증…회원 300만 눈앞
"해외여행 때 트래블로그 '필수'되도록 하겠다"
편집자주 - 금융은 쉽게 말해 '돈을 융통한다'는 뜻입니다. 단순한 말이지만 복잡한 업무가 오가고 여러 실무진의 전문성과 노력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커다란 기업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숨은 일꾼들의 모습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저희도 이 정도로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어요."
야심 차게 준비한 서비스였지만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은 본인들도 몰랐다. 하나카드의 해외여행 서비스 플랫폼 '트래블로그'의 운영을 맡고 있는 김충영 하나머니사업부 차장과 김지윤 주임은 최근 서울 중구 하나카드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트래블로그는 일종의 해외선불충전 서비스다. 앱에서 미리 환전한 금액을 충전하고 트래블로그 카드로 해외에서 자유롭게 이용하는 식이다. 얼핏보면 기존 신용카드 해외결제와 비슷하지만, 트래블로그는 환전수수료(일부 주요 통화 기준), 해외이용수수료, 해외 현금인출기(ATM) 수수료 무료라는 혜택을 내걸었다. 여행의 여러 절차 중 환전에 대한 고민과 불편을 완전히 덜어낸 셈이다.
서비스 기획도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여러 여행 관련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항공권, 숙박, 현지 음식점, 전시회, 액티비티 등 모든 예약이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환전은 늘 예외였다. 김 차장은 "환전 신청은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능했지만 돈을 찾는 것은 아직도 공항이나 지점 창구를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게 의문이었다"라며 "마침 회사 차원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노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어 이 부분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만드는 길이라 좌충우돌도 많았다. 당장 참조할 만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기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게 막막했다. 세상에 등장해도 과연 인기를 끌 수 있을지 두려움도 컸다. 당장 수익성을 우선한 서비스는 아니었기에 성과에 대한 회사 내부의 기대도 부담이었다.
지난해 7월 출시했을 때만 해도 반응은 잠잠했다. 하지만 한번 속도가 붙자 이용자가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했다.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하기까지 약 1년이 걸렸지만, 또다시 100만명이 늘어나는 데에는 3개월이면 충분했다. 지난달 말 기준 회원 수는 214만명이다. 연내에는 350만명가량으로 불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누적 환전액도 59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회원 수 45만명, 누적 환전액 800억원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처음에는 하나금융그룹 하나머니 앱 내의 환전·해외결제 서비스 'GLN'과의 잠식효과도 우려됐다. 하지만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이같은 걱정은 기우가 됐다. 김지윤 주임은 "은행에서 모바일로 개인 환전을 하지 않던 통화들에 대한 환전 요청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환전 시장 내 그룹 전체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났다"라며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 통화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스웨덴, 체코 등 현재 제공하고 있는 18개 통화 모두 연말까지 환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연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를 단순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이미 이용자들은 스스로 활용 방법을 찾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하며 확장하고 있다. 김 차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서 직접 결제하고 즐겨본 데이터가 점차 많아지면 구글보다 트래블로그에서 더 여행 정보를 많이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원하는 여행 정보와 혜택을 알려주는 개인화 영역까지 진화해 하나의 여행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전폭적이다. 향후 MZ(밀레니얼+Z)세대를 하나금융 안으로 포섭할 수 있는 중요한 마중물이라고 본 것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트래블로그 사업 관련 직원들을 자주 격려할 정도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 주최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핀테크위크 2023' 행사에서도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직접 홍보하며 영업했다는 후문이다. 김 차장은 "최근 이용자 증가 속도는 정말 고무적이다"라며 "앞으로 해외여행을 할 때는 트래블로그가 필수가 되도록 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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