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끝’ 비수기 돌입…주류업계, 연말 시장을 조준 사격
벌써부터 연말 준비로 분주‧김대감↑
여름 성수기 기대와 달리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주류업계가 연말 시장 조준 사격을 통해 실적만회에 나선다. 찬바람 부는 가을, 뜨끈한 국물 요리와 함께 마실 수 있는 소주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연말 파티에 어울리는 와인 판매에도 더욱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13일 하이트진로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80.9% 줄어 각각 6416억원, 119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198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5.8% 하락한 23억원을 보였다.
원재료 비용의 증가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양사 실적 부진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가스, 전기, 인건비 등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정부의 가격 인상 제재로 주류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 부담 증가도 어려움을 가중 시켰다.
주류업계는 하반기 만회를 위해 벌써부터 연말 준비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통상 연말에는 송년회와 신년회 등 술자리가 많아 주류 매출이 급증한다. 동료,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 기울이면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는 만남이 줄을 잇는다.
업계는 하반기 다가올 다양한 이벤트도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할로윈,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등 만인의 ‘데이’가 연달아 기다리고 있는 데다, 이에 맞춰 외식업계 분위기가 활성화 될 여지가 높아진다는 점도 주류업계의 기대감을 높이는 하나의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 업계는 올 하반기 ‘투트랙 전략’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본격적인 엔데믹 시즌을 맞아 다수 모임을 겨냥한 특정 에디션 마케팅과 동시에 홈술에 특화된 낮은 도수의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편의점 등 소매점을 통한 굿즈 마케팅도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소주 시장에 집중한다. 전통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한 순배만 돌아도 속이 뜨끈해지는 소주 매출이 증가한다. 동네 생맥주 전문점들 까지 겨울이 되면 마케팅과 판촉 강화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계절성의 영향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날이 추워지면 시원하고 청량감있는 맥주보다는 뜨끈한 국물 요리와 함께 소주를 찾는 경향이 높아진다”며 “소주는 11-12월 연말에 평달에 비해 15~20% 정도 판매 증가한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는 와인 판매에도 공을 들일 예정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와인은 연말에 판매량이 대폭 증가하는 경향이 높다. 취하려고 마시는 게 아닌 분위기와 술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와인이 타 주류 대비 주목받는 배경으로 손 꼽히기도 하다.
일례로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급 와인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약 30% 상승했다. 하이트진로는 전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많은 떼땅져, 실버오크, 타라파카 등을 스테디셀러로 성장시키며 국내 와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하반기에도 프리미엄 와인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하이트진로는 가격이 합리적인 데일리 와인부터 소장 가치가 높은 컬트와인, 프리미엄 와인에 이르기까지 100여개 브랜드, 1000여종 와인을 수입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다시 한 번 업계 실적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몰리는 축제와 공연, 유통업계의 판촉행사 등이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대대적인 행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가을까지 축제가 이어지는 곳들이 있어서 맥주는 축제 프로모션 많다”며 “가정 시장의 경우 연말 패키지가 따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연말 파티, 모임 분위기에 맞게 크리스마스 에디션 등을 출시해서 소비자에게 새로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있었던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지난해 이태원 참사도 있었던 만큼, 젋은 층이 대거 몰리는 대규모 행사는 지양하고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소소하게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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