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 파산신청 역대 최대인데… ‘워크아웃 공백’ 한달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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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에 맞는 구조조정 제도 마련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기동 유넷시스템 대표는 "중소기업은 아무래도 채권기관에 비해 협상력이 약한데 국내에는 중소기업에 맞는 구조조정 제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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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파산 신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에 맞는 구조조정 제도 마련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724건이다. 전년 동기(452건) 대비 60.2%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상반기(522건)보다도 38.7% 많다.
고금리·고환율·저성장 복합 경제 위기 속에서 하반기 기업들의 어려움은 점점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기업 상황이 좋지 않다. 중소기업의 대출잔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연체율은 지난 5월 말 기준 0.51%로 전년 동월 대비 0.22% 포인트 증가했다.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도산위험에 직면한 중소기업은 증가 추세”라며 “채무유예 등 금융조치가 만료될 경우 기업 도산은 더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구조조정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국내에 존재하는 구조조정 제도는 법원이 주도하는 ‘회생절차’와 채권금융기관 주도로 이뤄지는 ‘워크아웃 제도’가 전부다.
이에 업계·학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구조조정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1일 중기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가 개최한 ‘중소기업 구조개선 촉진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현행 워크아웃 제도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기동 유넷시스템 대표는 “중소기업은 아무래도 채권기관에 비해 협상력이 약한데 국내에는 중소기업에 맞는 구조조정 제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일본의 ‘중소기업활성화협의회’와 비슷한 형태인 제3자 기관이 주도하는 사적 정리 절차 제도가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중소기업활성화협의회는 공공기관으로서 전문가 조언·재생계획 수립·이행상황 모니터링 등 재기 의지를 가진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 연구위원은 “국내에도 사적 구조 조정 제도의 장점에 공정성·중립성까지 더할 수 있는 ‘제3자 기관형 중소기업 맞춤형 절차’를 도입해 기업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식의 구조 개선 제도를 선택할 수 있는 멀티도어(multi-door)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안정위원회(FSB)·세계은행(WB)·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들은 기업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절차를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구조조정 제도 개선 논의는 워크아웃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일몰이 종료되면 ‘허언’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기촉법은 다음 달 15일 일몰될 예정이지만, 이를 논의해야 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윤정 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제3자 구조 조정 제도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도입되기 전 워크아웃 제도가 일몰되면 결국 하나의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우선 워크아웃 제도 일몰을 연장하고 그 이후 다양한 구조 조정 제도 개선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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