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여유로운 예대율 '풍요 속 빈곤' 왜

김효숙 2023. 9.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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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들의 예금 대비 대출금 잔액 비율(이하 예대율)이 7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율은 보유한 예금과 비교해 대출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은행들의 과도한 대출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도입한 지표다.

예대율이 100%보다 낮으면 받은 예금을 대출 재원으로 전부 쓰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인터넷은행 예대율이 낮은 이유는 대출을 크게 늘리기 쉽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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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비 30%P나 낮아
기업금융 한계…주담대 사활
케이뱅크(왼쪽부터)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본사 전경. ⓒ각 사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예금 대비 대출금 잔액 비율(이하 예대율)이 7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내줄 수 있는 여력은 많지만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면 영업 장벽이 있는 인터넷은행들로서는 대형 대출을 늘릴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평균 예대율은 65.8%로 전년 동기 대비 10.0%포인트(p) 상승했다.

예대율은 보유한 예금과 비교해 대출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은행들의 과도한 대출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도입한 지표다. 예대율이 100%보다 낮으면 받은 예금을 대출 재원으로 전부 쓰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77.8%로 같은 기간 대비 3.0%p 하락했다. 반면 케이뱅크의 예대율은 73.0%으로 1.5%p 높아졌지만 여전히 카카오뱅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토스뱅크의 예대율은 31.8%p 급등했지만 아직 46.7%에 머물렀다.

이는 100%에 달하는 시중은행 예대율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같은 시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예대율은 평균 96.1%를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예대율이 92.9%로 가장 낮았고, 그다음 국민은행 96.8%, 하나은행 97.1% 순이었다. 우리은행의 예대율은 97.4%였다.

인터넷은행 예대율이 낮은 이유는 대출을 크게 늘리기 쉽지 않아서다. 인터넷은행은 대면 영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큰 손 격인 기업대출, 아파트집단대출 등 대형 대출 영업에 불리한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법 2조에 따르면 업무는 주로 전자금융거래 방법으로만 가능하다. 규모가 크고 복잡한 기업 대출의 경우 기업 주변 은행들과 직접 만나 진행되는 만큼, 인터넷은행들로서는 영업을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분명한 실정이다.

인터넷은행은 현재 개인사업자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대기업·중견·중소기업들을 두루 취급하는 시중은행에 비하면 기업대출 비중은 극히 작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보유 대출 잔액 50조5491억원 중 기업대출은 2조3373억원으로 4.6%에 그쳤다. 국민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액 326조3869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48.5%(158조3604억원)가 기업대출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비중이다.

규제에 막힌 인터넷은행이 신용대출보다 담보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수백, 수천만원 단위의 신용대출보다 억 단위의 규모가 더 큰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데다, 담보가 있어 건전성 지표 등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적극 주담대 모객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4월 주택담보대출을 빌라, 다세대까지 확대해 출시한 후 여러 금리 혜택을 주며 적극 대출을 늘렸고 케이뱅크 역시 대환 목적의 고객을 상대로 이자 할인 혜택을 주며 모객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전세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주범으로 주담대와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대출을 지목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문턱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8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063∼7.016%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연 4.05∼6.989%보다 더 높다.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 역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연 4.20∼6.721%, 5대 은행은 연 3.79∼6.203%로, 인터넷은행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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