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리뷰] ‘1947 보스톤’ 작은 나라의 기적, 그래도 희망은 있다
박로사 2023. 9. 13. 06:00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만 했던 마라토너. 금메달을 따고 세계 신기록을 세웠지만, 대한민국이 아닌 일본에 귀속된 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영화 ‘1947 보스톤’은 민족의 영웅 손기정(하정우)과 그의 제자 서윤복(임시완)의 감동 실화를 다룬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손기정은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딴다. 하지만 일제의 식민지가 돼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손기정은 시상대에서 월계수로 일장기를 가렸다는 이유로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다. 이후로 손기정은 마라톤을 멀리한 채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렇게 1947년, 일본에서 해방된 이들에게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손기정의 동료 남승룡(배성우)은 서윤복을 ‘제2의 손기정’으로 낙점하고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나가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바로 손기정이 감독 자격으로 가야한다는 것. 그러나 손기정은 진심으로 마라톤에 임하지 않는 서윤복이 맘에 들지 않는다.
‘1947 보스톤’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손기정과 그의 제자 서윤복의 첫 만남부터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광복 이후 미 군정기의 혼란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려냄으로써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한국이 광복 이후 태극기를 달고 출전해 금메달을 따낸 첫 국제대회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손기정과 서윤복이 국민의 도움을 받아 보스턴행 비행기에 오르고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뛰기까지 당시의 상황을 스크린에 생생히 구현해내기 위한 강제규 감독의 노력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1947 보스톤’을 빛내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하정우는 특유의 재치 넘치는 대사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고, 임시완은 실제 마라토너와 흡사한 체형과 자세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실제 마라톤 경기를 보는 듯한 쫄깃한 긴장감으로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아무도 모르는 작은 나라의 한 선수가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앞서 나가는 모습은 한국인이라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1947 보스톤’은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영화다. 실화 바탕의 이야기에 이해하기 쉬운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다. 중간중간 끊기는 느낌이 있어 다소 아쉽지만, 영화를 관람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 오는 27일 개봉. 12세 관람가. 108분.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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