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병철·박정천 군부 총출동… 무기거래·군사협력 본색 드러내

김영선 2023. 9. 13.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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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데려간 수행단에 군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해·공군은 물론 정찰위성과 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한 군 수뇌부가 총출동한 모양새다.

박태성과 김명식은 러시아 무기 제공의 대가로 북한이 챙기려 하는 위성과 핵추진잠수함 분야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연합훈련이 실제 성사될 경우 해군 중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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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단 면면으로 본 의제는
해·공군 사령관·군수 책임자 포함
과학 담당 당 비서 위성 기술 논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수행단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전용열차를 타기 전 환송객들과 인사하는 모습. 김 위원장 뒤로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등 군 인사 3명이 서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데려간 수행단에 군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해·공군은 물론 정찰위성과 핵추진잠수함과 관련한 군 수뇌부가 총출동한 모양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무기거래 논의가 최대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군 수뇌부 중심의 수행단은 2019년 4월 북·러 첫 정상회담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 등 외교라인을 중심으로 수행단을 짰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환송객과 일일이 악수하며 열차에 올라타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 뒤로 최선희 외무상을 비롯해 군 서열 1·2위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줄줄이 섰다. 이들과 함께 서 있는 또 다른 인사 1명은 사진상 얼굴이 정확히 식별되지 않았지만 강순남 국방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김광혁 공군사령관, 조춘룡 군수공업부 부장,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등 군 수뇌부와 과학교육 담당인 박태성 당 비서도 확인됐다.

재래식 포탄 등의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조춘룡은 러시아 측에 제공할 북한 무기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122㎜ 포탄 등 러시아 무기와 호환할 수 있는 무기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

박태성과 김명식은 러시아 무기 제공의 대가로 북한이 챙기려 하는 위성과 핵추진잠수함 분야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태성 비서 동행으로 볼 때 과학 분야나 위성 등에서 논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태성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위해 설치한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 연이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으로선 10월 3차 시도를 앞두고 관련 기술 확보가 절실하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500㎞ 정도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시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박태성을 데리고 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해군 수장인 김명식은 러시아와 핵추진잠수함 기술 논의를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잠수함을 공개하며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공언했다. 북·러 연합훈련 관련 논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연합훈련이 실제 성사될 경우 해군 중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행단에 오수용 경제부장과 건설 담당인 박훈 내각 부총리, 한광상 경공업부장 등이 포함된 점은 북·러가 군사협력 외에 경제협력도 논의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러시아의 대북 식량지원 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밀 등을 북한이 받아들일 경우 북한 입장에서는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제재로 곡물 수출길이 꽉 막힌 러시아도 북한을 통해 곡물 수출길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송출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노동자 파견으로 외화벌이를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청년층이 많이 투입돼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는 북한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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