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교사 남편 “아내는 어떻게 학부모 신고하느냐며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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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는 '자신은 아이들의 교사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을 신고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초등교사 A씨 남편은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아내가 학부모들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 교사로서 이들을 신고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나도 지켜보면서 계속 속앓이만 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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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아들 손, 친구 뺨에 맞아”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는 ‘자신은 아이들의 교사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을 신고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초등교사 A씨 남편은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아내가 학부모들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 교사로서 이들을 신고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나도 지켜보면서 계속 속앓이만 해 왔다”고 말했다.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그는 “아이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학교에도 가려 하지 않아서 집에서 돌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교사 A씨 역시 신고 등 조치 없이 혼자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힘들었던 사실을 교사노조에 털어놓기도 했다.
대전교사노조는 13일 숨진 교사 유족을 만나 가해 학부모에 대한 경찰 고소·고발 여부, 가해 학부모에 대한 입장, 교사 순직 요청 등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유족 분들이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 고소·고발과 관련해 자세히 논의된 건 없다”며 “유족들 회복을 돕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악성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이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겠다’며 온라인 상에 입장문을 게재하면서 논란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 게시자는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장문을 올려 “2019년 아이가 1학년에 입학한 뒤 행동이 조금씩 이상해지는 걸 느꼈다”며 “2학기 끝날 무렵 다니던 학원에서 아이에게 틱장애 증상이 보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교장실에 간 일이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고 했다”며 “선생님이 아이를 홀로 세워두고 어떤 벌을 받으면 좋을 지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아이가 무서워서 손으로 귀를 막았더니 선생님이 교장실로 보냈다”고 썼다.
글 게시자는 교장·교감·A씨와 함께 면담을 하고 ‘인민재판’ 식의 처벌을 지양해달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아이에게도 잘못을 인정하고 A씨에게 사과하라고 지도했지만, A씨가 면담 이후 학기 종료시까지 병가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A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로 신고하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게시자는 “학폭위를 열고 담임 배제 및 아이와 다른 층으로 배정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후 선생님이 지난해 아이의 옆 교실에 배정돼 대전시교육청에 민원을 넣은 것 외에는 개인적인 연락이나 면담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에게)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가 괴롭히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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