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근 목사의 묵상 일침]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2023. 9. 1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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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창세기에서 가인은 아우 아벨을 죽인 후 여호와 앞을 떠나 에덴 동쪽 놋 땅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그가 선택한 일은 자기 아들의 이름을 딴 성을 쌓는 것이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를 떠난 인생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자기 자신의 힘을 의지하고 살아가려는 인생의 모든 시도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이사야는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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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 창세기에서 가인은 아우 아벨을 죽인 후 여호와 앞을 떠나 에덴 동쪽 놋 땅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그가 선택한 일은 자기 아들의 이름을 딴 성을 쌓는 것이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를 떠난 인생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곧 자신의 안위를 스스로가 책임져 나가는 것이다.

비슷하게 창세기의 대홍수 심판 이후 사람들은 동방의 시날 평지에서 거류하며 그곳에 높은 탑을 건축하고자 했다.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을 정도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온 지면에 흩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사람들의 힘을 한곳으로 집중시킨다면 뭐든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나님도 건드릴 수 없는 강력한 인간의 힘을 구축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가인 그리고 바벨탑을 쌓은 사람들 모두 하나님의 임재를 벗어나 동편으로 멀리 떠나간 사람들로 묘사된다. 그들의 선택은 자신의 안위를 스스로 담보하는 것이었다. 더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고 힘을 모아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자 했다. 하나님의 보호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는 대신 세력과 크기와 규모를 가지고 자신의 미래를 담보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가 바벨탑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구약의 선지자 이사야는 당시 유다 백성들 또한 하나님을 떠나 인생을 의지하는 시도를 벌이고 있었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선지자는 그들이 자랑하는 높은 망대와 견고한 성벽이 그들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고 외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모든 높아진 것들을 대적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에 닿고자 하는 바벨탑의 시도도 하나님은 일시에 무너뜨려 버리셨다. 자기 자신의 힘을 의지하고 살아가려는 인생의 모든 시도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이사야는 경고한다.

그러한 시도를 도모하는 자들은 강하고 높은 모든 힘을 숭상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목석으로 만든 우상일 수도, 혹은 가장 실질적인 힘을 갖는 금은보화일 수도 있다. 그것들을 의지하는 가운데 쌓는 견고한 성벽이 지금과 미래의 평안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그들은 굳게 믿는다. 하지만 이사야는 사람의 힘을 의지하는 태도와 하나님을 떠나 자기 스스로 미래와 안위를 담보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의 허망함을 경고한다.

사실 이사야를 통한 하나님의 경고는 너무나 상식적이다. 인간의 힘을 의지하는 모든 시도는 따져볼 이유도 없이 허망한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인간, 곧 아담이란 말은 흙에서 나온 존재를 가리킨다. 하나님은 흙을 빚어 사람을 지으시고 그에게 호흡을 주셔서 살아 있는 존재가 되게 하셨다. 사람은 하나님이 주시는 호흡이 아니면 말 그대로 흙덩이에 불과한 연약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성경은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인간이 아무리 대단한 것처럼 날뛰어도 하나님이 짧은 호흡이라도 거두어 가시면 그저 흙으로 돌아갈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단순한 진리를 너무나 쉽게 망각한 채 세상을 살아간다. 하나님 없이 일이 잘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지는 일이 많다. 눈에 보이는 부와 명성과 인간적 힘이 자기 미래를 담보해 줄 것이라 기대하며 거기에 목을 매고 살아간다. 정작 인생에 호흡을 넣어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신데도 말이다.

하나님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힘을 힘입어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부질없는 인생을 의존할 것인지 우리에게 질문하신다. 우리는 나 자신의 힘과 세상의 힘을 통해 담보해 나아가는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아니면 매 순간 하나님과 그분의 선한 인도하심을 의지하고 있는가. 오늘도 우리는 이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

송태근 삼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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