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헤더 선제골' 한국, 사우디전 전반 1-0 마무리...첫 승 도전 '청신호' (전반 종료)

이현석 기자 2023. 9. 13.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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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클린스만호가 9월 A매치 두 번째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전반전을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와 국가대표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전반전을 조규성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마쳤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 사우디는 54위로 한국 대표팀보다 현저히 순위가 떨어진다. 대표팀은 5년 6개월 만에 유럽 원정 A매치를 치르는 가운데 두 번째 경기인 사우디전에서 클린스만 부임 후 첫 승에 도전한다. 사우디는 지난 6월에 맞붙었던 엘살바도르(75위)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랭킹을 기록 중인 팀이었다. 

대표팀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키고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수비를 맡았다. 황인범, 박용우, 이재성, 황희찬이 중원을 구성하며 손흥민과 조규성이 최전방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클린스만은 지난 웨일스전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떠난 홍현석이 황희찬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거의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사우디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선다. 모하메드 알로와이스가 골키퍼로 나섰으며, 사우드 압둘하미드, 하산 알탐박티, 알리 알-볼레아히, 야시르 알 샤라니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모하메드 카노, 압둘라흐 알카이바리, 나세르 알도사리가 호흡을 맞췄다. 공격진은 압둘라흐만 가리브, 압둘라흐 알함단, 살렘 알-도사리가 나서 한국 골문을 노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팀이 부진에 빠지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비록 조별리그 탈락했으나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2-1로 뒤집기 승리를 챙겨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모습은 사라졌다. 이후 1.5군이 참가한 걸프컵을 비롯해 최근 A매치에서 5번을 전부 지면서 당장 10월 열릴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그리고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의 성적이 어떻게 될지 우려를 낳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는 변화의 시작으로 세계적인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고, 만치니 감독 체제의 첫 승을 위해 한국을 꺾어야 하는 상황이다.


클린스만호도 사실상 첫 승 도전을 위한 최후의 기회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려있다. 지금까지 치른 A매치 5경기에서 3무 2패로 승리가 없는 클린스만호는 3월 A매치 2경기에서는 남미 강호 콜롬비아, 우루과이를 상대로 1무1패를 기록했다. 6월 A매치에서도 남미 복병 페루에 패하더니 FIFA 랭킹 75위 엘살바도르조차 이기지 못했다. 특히 엘살바도르가 대표팀과 경기 바로 전, 일본에 0-6 완패를 당한 팀이었기에 많은 우려를 낳았다. 

직전 웨일스전에서도 흐름이 이어졌다. 웨일스는 유럽선수권대회 여파로 인해 라트비아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어 1.5군을 출전시켰는데, 한국 대표팀은 최상의 전력으로 상대했음에도 졸전 끝에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홍현석을 측면으로 기용하고, 소속팀과의 갈등으로 실전 경험이 부족했던 황인범을 선발로 넣는 등 선수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여전히 전술적으로 뚜렷한 색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무색무취 축구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특히 경기 내내 유효슈팅이 단 한 차례뿐이었다는 점은 클린스만의 전술 방향에 의문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내려선 팀을 상대로 후방에서 패스를 통해 공을 소유하고 상대의 압박을 유도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전술과도 확연하게 비교됐다. 상대가 깊게 내려서더라도 상대를 끌어낸 뒤 빠른 공격 전환으로 슈팅 기회까지 만들며 세부적으로 측면 윙어들과 풀백들의 연계 플레이를 구현했던 벤투호와 지금의 클린스만호는 차이가 난다. 심지어 3월 A매치 당시 콜롬비아와 우루과이를 상대했을 때보다도 경기력이 더욱 떨어진 상황이기에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대표팀을 지도한 역대 외국인 감독 중 부임 후 4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건 클린스만이 최초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움베르토 코엘류나 요하네스 본프레레, 울리 슈틸리케조차 3경기 안에는 승리를 거뒀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클린스만호의 초반 흐름은 좋지 않다.



아직 부임 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재택근무, 잦은 해외 출장, 대표팀과 무관한 업무의 참여하는 많은 시간들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며 현재는 비판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클린스만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스포츠매체 ESPN, 스페인 유력지 AS의 축구 프로그램 패널로 등장하면서 토트넘 홋스퍼를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하고 해리 케인과 리오넬 메시의 동향을 평가하며, 일부 경기 승무패까지 내다보는 등 월드컵 16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고 보기 힘든 행보를 보여 빈축을 샀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클린스만 본인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 더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게 만들었다 . 클린스만은 해당 논란에 대해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엔 과장된 점이 있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떠나 이제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그의 태도에 대한 비판은 사라지지 않았다. 

비판이 계속되는 와중에 클린스만은 9월 A매치 소집선수 명단 발표까지 기자회견이 아닌 보도자료로 진행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후에도 한국 복귀 대신 유럽에 머물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에 참석했으며, 자신이 과거에 뛰었던 AS모나코에 방문하여 영상을 찍는 등 대표팀과는 크게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행사들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번 A매치 준비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게 했다. 


클린스만이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대표팀에는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등 주축 멤버들이 대부분 선발됐다. 심지어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황희찬과 조규성, 오현규를 모두 불러들여 유럽 원정 2연전을 준비했다. 다만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한 이강인과 김진수, 송범근 등은 제외됐다.

이번 대표팀 소집 명단과 관련해 클린스만은 "선수들 부상은 A매치 준비의 가장 큰 변수다. 특히 이강인의 부상으로 경기 운영에 차질이 생겨 곤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또다른 계획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이강인이 조속히 회복되어 소속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아시안게임에도 정상 컨디션으로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행히 조규성과 황희찬의 경우 소속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이번 소집 합류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명단에 포함시켰다"며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 도중 교체아웃된 두 공격수의 소집 강행 의사를 밝혔다. 

두 선수는 다행스럽게도 합류 직전 부상 복귀전을 치렀으며,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하며 폼을 끌어 올렸기에 클린스만의 선택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클린스만은 또한 지난 웨일스전 직후 상대 팀 선수에게 유니폼 교환까지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스스로 비판의 이유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웨일스판인 'BBC 웨일스'는 지난 8일 공식 SNS를 통해 "클린스만의 아들을 위한 엄청난 선물이 준비됐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의 웨일스전 경기 종료 후 행동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클린스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램지와 경기가 끝나고 유니폼을 교환하려는 것을 보았다는 질문에 "내 아들이 LA 갤럭시에서 골키퍼로 뛴다. 그가 지난 오후에 나에게 문자로 '램지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라며 아들을 위해 유니폼 교환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아들을 위하는 마음에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최근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과 경기 결과를 고려했을 때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장면이다. 게다가 경기 후 라커룸에 들어가 따로 요청한 것도 아닌 경기 후 아쉬운 결과를 맞이한 한국 선수들을 제쳐두고 램지에게 다가가 유니폼을 요청하는, 공사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은 이를 접한 팬들에게 충분히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 행동이다.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클린스만, 승리가 없는 한국 감독에게 시간이 촉박한가?"라면서 "승리가 필요한 건 롭 페이지 웨일스 감독뿐만이 아니다"라고 클린스만 역시 꼭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할 만큼 심각한 상황임에도 클린스만은 전술적인 반등 없이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아쉬운 목소리만 커지게 만들었다. 

재택근무 논란, 대표팀 명단 보도자료 공개 논란 등을 지적한 BBC는 마지막으로 "클린스만이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캘리포니아에서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수도 있다"며 경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첫 승이 간절한 클린스만이 이번 사우디전에서 첫 승에 도전해 사실상 마지막 남은 여론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에 큰 관심이 쏠렸다.


사우디는 전반 초반부터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며, 한국이 수비부터 진행하는 빌드업 작업을 계속해서 방해했다. 이기제와 설영우가 위치한 측면에 여러 선수가 동시에 몰려들며 전방으로 패스를 전달할 수 없게 달라붙었다. 

한국은 한 번의 돌파로 사우디 수비의 빈 틈을 노렸다. 전반 4분 손흥민의 돌파 이후 내준 볼을 페널티박스 안쪽에 위치한 조규성이 공을 잡았고, 조규성은 드리블 돌파 대신 슈팅을 선택했는데 아쉽게 수비 태클에 막히며 골문으로 향하지 못했다. 

김민재의 롱패스를 통한 빌드업도 활용했다. 전반 6분 김민재가 롱패스로 전방 넓은 공간에 위치했던 이재성에게 연결했고, 이재성이 2대1 패스를 통해 손흥민에게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앞선 장면에서 이재성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에 걸리며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은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할뻔 했다. 전반 6분 정승현이 건넨 백패스를 김승규가 받는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를 간과하고 패스를 주며 공을 뺏길 위기에 처했는데, 알-도사리의 발에 맞은 볼을 김승규가 다시 선방해내며 코너킥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약속된 세트피스로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전반 9분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를 손흥민이 높은 크로스 대신 낮고 빠른 패스로 전달했고,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 위치했던 이기제가 패스를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는데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앞선 웨일스전과 달리 유효슈팅도 빠르게 나왔다. 전반 12분 사우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받은 이재성이 손흥민에게 짧은 패스로 연결했고, 손흥민이 왼발 슛으로 공격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강하게 임팩트되지 못하며 알로와이스 품에 안기고 말았다. 

한국 후방에서 패스 미스가 반복되며 사우디가 공격 기회를 노렸다. 전반 13분 정승현이 시도한 패스가 수비 진영에서 끊기며 위협적인 장면을 노출했으며, 이후에도 김민재의 패스가 한 차례 끊겼는데 빠른 압박을 통해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사우디는 결정적인 찬스를 아쉽게 놓쳤다. 전반 18분 알카이바리에게 침투 패스가 연결되며 한국 수비 뒷공간이 뚫렸다. 알카이바리는 곧바로 측면으로 공을 연결했고, 알-도사리가 올린 크로스를 알함단이 발리 슛으로 마무리했지만 수비에 막히며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어진 코너킥 수비 장면에서는 박용우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파울을 범하며 위험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허용했는데, 알-도사리의 슈팅이 김승규 정면으로 향하며 품에 안겼다.

대표팀은 중원에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며 빌드업 과정에서 하프라인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롱패스를 통한 전방 패스도 효과적으로 공격진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재성과 손흥민의 연계를 통해 기회를 노렸다. 전반 22분 이재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뛰어들어가는 손흥민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건넸고, 손흥민은 돌파 이후 크로스를 올렸지만, 아쉽게 방향이 정확하지 못하며 윗그물만 출렁였다.

손흥민은 계속해서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다. 전반 25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가 떨어져 있는 기회를 잡은 손흥민은 지체없이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정직하게 날아가며 막혔다. 

한국은 사우디의 압박에 수비가 무너지며 결정적인 실점으로 이어질뻔 했다. 전반 26분 사우디가 압박을 통해 공을 뺏어냈고, 알함단의 패스를 받은 알-도사리가 곧바로 1대1 기회를 잡았다. 알-도사리는 침착하게 슈팅을 시도했음에도 김승규가 빠르게 뛰어 나와 각을 좁히며 선방에 성공했다. 


한국은 공격진의 센스 있는 플레이와 집중력으로 선제골에 성공했다. 전반 32분 이재성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의 돌파를 통해 아크 정면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패스를 전달했는데, 손흥민이 패스를 받는 척 공을 흘려 보냈다. 

손흥민 뒤에 있던 황인범이 곧바로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공을 연결했고, 이 패스가 상대 수비를 맞고 높게 뜬 것을 조규성이 놓치지 않고 헤더로 밀어 넣으며 사우디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페널티킥 찬스를 놓쳤다. 전반 34분 조규성이 상대 패스를 끊어내며 잡은 역습 기회에서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해 1대1 찬스를 잡았는데 상대 수비 태클에 정확히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 기회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심판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코너킥을 선언했고, 비디오 판독(VAR)이 없는 친선 경기였기에 페널티킥은 결국 얻지 못했다.

한국은 조규성이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추가골 기회를 노렸다. 전반 38분 이재성이 문전 앞으로 쇄도하는 조규성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공이 조규성 발끝에 닿았지만 곧바로 잡히고 말았다. 

한국의 결정적인 기회도 알로와이스에게 막혔다. 전반 41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내준 패스를 황희찬이 슈팅으로 마무리했지만 선방에 막혔고, 튕겨 나온 공을 이재성이 재차 밀어 넣으려했지만 알로와이스가 다시 한번 막아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손흥민이 문전 앞으로 붙여준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에게 잡히며 추가 골이 터지지 못했고, 결국 전반전은 1-0으로 마무리됐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엑스포츠뉴스 DB, BBC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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