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 신림동 성폭행 살인범의 메모

신지호 2023. 9. 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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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 등산로 살인범 최윤종(30)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비롯한 성범죄 사건 보도를 본 뒤 모방범죄를 계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범행 장소를 사전에 수차례 방문해 CCTV가 없는 장소를 물색했고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따위의 메모까지 작성하며 범행 의지를 다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사건 4개월 전 범행에 사용한 철제 너클을 인터넷으로 구입했고, 범행 장소를 고르기 위해 CCTV가 없는 곳을 오랜 기간 찾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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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사건 본 뒤 모방범죄 계획
수차례 방문 CCTV 없는 장소 물색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 피의자 최윤종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신림동 등산로 살인범 최윤종(30)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비롯한 성범죄 사건 보도를 본 뒤 모방범죄를 계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범행 장소를 사전에 수차례 방문해 CCTV가 없는 장소를 물색했고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따위의 메모까지 작성하며 범행 의지를 다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봉준 부장검사)은 12일 성폭력범죄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최씨를 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지난달 17일 신림동의 공원 등산로에서 30대 피해자 A씨를 성폭행하려고 너클을 낀 주먹으로 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자 ‘최소한 A씨가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미필적 고의를 갖고 살인에 이르렀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최씨는 은둔생활을 하던 중 인터넷으로 성폭력 범행 관련 기사를 다수 읽었고,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기사를 보고 (나도) 피해자를 기절시킨 뒤 CCTV가 없는 곳에서 성폭력 범행을 저지르기로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사건 4개월 전 범행에 사용한 철제 너클을 인터넷으로 구입했고, 범행 장소를 고르기 위해 CCTV가 없는 곳을 오랜 기간 찾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전 엿새 동안 범행 장소가 포함된 등산로를 두 번 찾아가 주변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실제 범행을 저지른 곳은 최씨가 미리 물색해 둔 후보지 중 하나였는데, 등산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가파르게 경사가 있는 지형으로 범행을 은폐할 수 있는 장소였다. 최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는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인간은 기회를 잡아야 해’ 등의 메모를 적었다.

그는 출동한 경찰관이 피해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순간에도 “갈증이 난다. 물을 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범행 전후 정황을 충분히 확인까지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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