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일가족 추락사고…생존한 4살 아들 "아빠 왜 안 와"
아파트에 불이 나자 베란다에 일가족 세 명이 매달려 있다가 이 중 2명이 추락사한 사고와 관련, 유일한 생존자인 4세 아이는 지금도 아빠가 숨졌는지 모르고 애타게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9일 발생한 부산진구 개금동 아파트에서 난 화재로 아빠(44, A씨)와 외할머니(56, 베트남 국적, B씨)를 잃은 네 살 C군은 아직 아빠의 죽음을 알지 못한 채 "아빠가 왜 안 오냐"며 울고 있다고 한다.
유족에 따르면 C군은 엄마에게 "아빠 보고 싶다", "엄마, 아빠 장사 갔다가 올 거니까 빨리 집에 가요"라며 보챘다. C군은 사고 후유증으로 불안해 하면서 한시도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고 전해졌다.
경찰과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18분경 부산 부산진구 15층 규모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났고, C군과 아버지 A씨, 외할머니 B씨가 베란다에 매달려 있다 추락했다.
소방이 출동했을 땐 세 사람이 이미 아파트 화단 위로 추락한 상태였다.
아버지 A씨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외할머니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C군은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다만 다리를 크게 다쳐 1차 수술을 받았고, 13일 추가 수술이 예정돼 있다.
화재 당시 A씨는 아침 일을 하고 귀가해 B씨, C군과 함께 집에 있었고, 아내(C군 어머니)는 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있었다.
A씨 아버지는 뉴시스 인터뷰에서 "오늘 오후 입관식을 하고 나니 가슴을 도려내는 기분이다. 내 자식도 그렇지만 사돈어른이 정말 안타깝다. 아이 부부의 육아를 도우러 타지까지 와서 사고를 당해 정말 미안하다"며 "아들 부부는 둘이 가게를 차려서 새벽부터 나가 장사를 했다. 정말 성실하게 살아왔다. 늦은 나이에 장가간 아들이 자식을 애틋하게 잘 보살폈다"고 했다.
이어 "유치원에서 또래랑 활발히 잘 놀던 손자가 가장 걱정된다. 마음에 상처를 크게 안 받고 잘 자리를 잡아야 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부산시와 부산진구청, 부산진구다문화센터 등은 C군과 A씨 아내 등 남은 가족을 위해 의료비 등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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