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권태선 해임 집행정지 인용…與 "신뢰성·선례 깨버린 판결"
법원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의 해임 처분에 제동을 건 것과 관련, 국민의힘이 "법원의 신뢰성을 훼손한 판결"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동시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임명권한과 그에 따른 해임결정이 보장돼야 한다. 그것이 법원의 선례"라고 강조했다.
당 미디어정책조정특위(위원장 윤두현)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권태선 전 방문진 이사장의 집행정지 인용은 종전 법원 판결과 완전 배치된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21일 "권태선 이사장이 MBC와 관계사 경영에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고 MBC 사장 선임 검증 또한 부실하게 했다"는 이유로 해임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권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며 권 이사장 해임 처분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권 이사장에 대한 방통위의 해임처분은 1심 본안 사건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이에 대해 특위는 "강규형 전 KBS 이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무리하게 해임돼 1심, 2심, 3심에서 모두 승소했고,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은 1심에서 승소하고 정부가 항소를 포기해 확정됐음에도 두 사건 모두 집행정지는 기각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사안의 경우 그동안 이사 등 해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전부 기각한 법원의 선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거의 동일한 사안에 재판부에 따라 서로 반대되는 결정이 나면 국민들이 어떻게 법원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단 결과가 나온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의 해임처분 집행정지를 결정한 11일, 같은 법원의 행정2부는 남영진 한국방송 이사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를 두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12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판사에 따라 어떻게 이렇게 제각기 다른 결정을 할 수 있냐"며 "제각기 다른 판사의 결정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또 "방통위원장의 정당한 임명권한은 법에 따라 보장돼야 한다. 그에 따라 그동안 해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은 기각돼 온 것이 법의 선례"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처럼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해 준다면 관료가 어떤 비위나 잘못을 저질러도 행정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해임을 방통위가 할 수 없고 그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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