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TK정치인, 더 이상 '노' 하는 모습 보기 어려워졌다"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대구대학교 웅지관에서 열린 특강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 조정훈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대구경북 정치에 대해 "동네 반장 선거 같은 분위기"라며 "더 이상 '예스(YES)' 할 때 '노(NO)'라고 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12일 오후 경북 경산시 대구대학교 웅지관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서 지역 정치의 현실을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구의 정치는 다이나믹하게 간다기보다 갈수록 동네 반장 선거 같이 가는 분위기가 굉장히 크다"며 "대구경북의 우리 당 의원들이 모든 당원들의 지지를 받지 않아도 지역 국회의원들만 선후배 관계로 뭉쳐 있으면 당대표가 되지 못하고 대통령이 되지 못하지만 반장 선거에서 원내대표는 될 수 있다는 상황으로 정치가 흘러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나 큰 정치인이 된다고 하는 것은 모두가 '예스'할 때 '노'라고 할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대구의 정치에서는 더 이상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확고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노'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며 "옛날에 이명박 대통령이 수도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은 찬성했다. 다른 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은 '할 말은 하는 사람'이라는 인지를 갖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학생들에게 "정치인이 표를 달라고 할 때 젊은 세대가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다"며 "대구공항을 반대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공항이 생기면 왜 4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느냐는 의문을 갖고 질문할 수 있어야 책임 있는 유권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공산전체주의'라는 표현을 쓰며 이념전쟁을 본격화하는 것에 대해 청년들이 과감히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가장 큰 위협이 공산전체주의냐, 나중에 졸업하고 취업이 안 되는 이유가 공산전체주의일까"라며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여러분의 관심을 공산전체주의로 돌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느끼는 게 아니라 그렇게 자꾸 강요하고 있다"며 "이걸 과감히 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대구대학교 웅지관에서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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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이 전 대표는 이종섭 국방부장관에 대해 "국군을 통수할 수 있는 대통령의 명을 전달하는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채 상병 수사와 관련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탄핵으로 나서려고 하는 상황인데 국방장관이 탄핵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가 그래도 낫다"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 장관 교체와 관련해서도 "여성인 사람을 계속 임명하는 것 정도로 타협을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다면 업무를 재조정하거나 아니면 부처를 없애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여가부라고 하는 부처가 김대중 정부 때 한명숙 총리를 중심으로 여성계에서 오래 활동해왔던 그런 조직의 욕구에 따라 형성된 조직"이라며 "보수와 애초에 결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가부 폐지로 시작했던 지난 대선에서의 공약이 이제 와서는 여가부장관을 김행 전 비대위원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양성평등교육원장을 한 이력 외에는 여성정책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보수정당에서 여가부를 사실상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며 "지금 장관도 사실 여성계 활동을 했다기보다는 여성경제학자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제가 나고 자랐던 노원구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혹시라도 장난을 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어떤 가능성도 닫아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원병에서 계속 정치를 해나가겠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이런 의도 자체를 방해하거나 아니면 이런 의도를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을 경우에는 저도 그들의 나쁜 의도에 따라 움직여줄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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