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펜터민 어디서 새나 했더니… 범인은 동물병원?

신은진 기자 2023. 9. 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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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각종 사건 사고로 이어지는 가운데 적지 않은 양의 의료용 마약류가 동물병원을 통해 유통, 오남용의 통로가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 전국 동물병원 마약류 납품 및 처방 현황 자료 최근 5년 전국 동물병원 마약류 납품 및 처방 현황(2018년 1월~2023년 7월)에 따르면, 사람에게 처방되는 마약성 식욕억제제(향정신성의약품) 펜터민이 일부 동물병원에 납품, 처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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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처방되는 의료용 마약류가 동물병원을 통해 불법유통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클립아트코리아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각종 사건 사고로 이어지는 가운데 적지 않은 양의 의료용 마약류가 동물병원을 통해 유통, 오남용의 통로가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 전국 동물병원 마약류 납품 및 처방 현황 자료 최근 5년 전국 동물병원 마약류 납품 및 처방 현황(2018년 1월~2023년 7월)에 따르면, 사람에게 처방되는 마약성 식욕억제제(향정신성의약품) 펜터민이 일부 동물병원에 납품, 처방됐다. 또한 식욕억제제를 납품받은 일부 동물병원에선 식욕억제제를 포함한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가 대량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주 의원실이 동물병원이 납품받은 식욕억제제 총 1008정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08정(70.2%)의 식욕억제제의 행방은 확인할 수 없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를 납품받은 7개 동물병원 중 4곳은 사용기간이 임박·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처방을 하지 않았다.

폐업한 동물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마약류가 모두 사라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북 소재 A동물병원은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총 300정의 식욕억제제를 납품받았지만, 폐업과 동시에 처방되지 않은 식욕억제제가 사라졌다. A동물병원이 보유하고 있던 프로포폴 등 총 320정의 마약류도 함께 사라졌다.

김 의원실이 사실을 확인해 본 결과, A동물병원은 폐업 후 김천 소재 B동물병원을 개원했고, 해당 동물병원 원장은 A동물병원을 폐업하면서 사라진 마약류 소재를 알지 못했다. 이후 동물병원 원장은 새롭게 개업한 B동물병원에서도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식욕억제제와 프로포폴을 포함해 총 7가지의 마약류 총 3420개를 납품받았으나, 처방한 기록이 없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 따르면 마약류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의 투약 대상인 경우에는 동물의 소유자의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인적사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또한 동물병원은 폐업할 경우 허가관청(지자체)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보유한 마약류를 관할 보건소를 통해 폐기한 후 허가관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고, 병원은 폐업한 동물병원이 다수 발견된다. 지난 2021년 강북 소재 D동물병원은 식욕억제제 28정을 납품받은 후 별도의 의약품 폐기 절차 없이 병원을 폐업했고, 식욕억제제는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 인천 소재 G동물병원의 사례도 비슷하다. 이 병원은 식욕억제제를 다수 납품받았으나 그 중 108정의 행방이 추적 불가능한 상태다.

김영주 의원은 “사람이 복용하는 마약성 식욕억제제를 동물병원에서 납품을 받아 처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동물병원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폐기신고 대상인 사용기한이 임박·경과한 식욕억제제와 동물병원 폐업으로 사라진 식욕억제제들은 그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부실한 마약류 관리감독 체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하루빨리 해당 식욕억제제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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