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중소기업 CEO 400명 앞에서 “오지 여행하고 돌아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중소기업인 400여 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앞으로 2년은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힘을 모아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 전 대통령이 재임(2008~2013년) 시절 동반성장위원회를 구성해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통령이 공개 연설에 나선 것은 지난해 말 특별사면 이후 처음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2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전국 업종·지역별 중소기업 대표가 참가하는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을 개막했다. 올해 16번째로 이번 주제는 ‘다시 뛰는 중소기업, 더 큰 대한민국’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재임 시절 대·중소기업 상생 정책을 주도한 사실을 거론하며 “위기 때 기회가 있다. 걱정하지 말고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조그마한 중소기업 부품이 모여 (우주선이) 달나라도 가고 우주도 날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정장 차림으로 원고 없이 단상에 올라 “수 년간 ‘오지 여행’(재판 및 구속 수감을 가리킴)하느라고 여러분을 볼 수 없었다. 작년 말에 긴 여행에서 돌아왔다”고 입을 열었다. 재임 중이던 2012년 청와대 녹지원으로 중소기업인을 초청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위기를 극복한 일화를 언급하자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 표 얻을 일 없다” 정치엔 선 그어
소상공인을 위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미소금융을 소개하면서 “그때 정부 주도로 만들었다면 오지 여행을 더 할 뻔했다”고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다. 정치 참여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표 얻을 일 없다”며 “마음에 있는 이야기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 앞이나 뒤가 아닌 옆에서 걸으면서 말벗이 되겠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활동한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함께 했다. 강연 후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이명박 대통령님”이라고 건배사를 외치자, 참석자들은 “사랑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김기문 회장과 오랜 인연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얼리 업체인 제이에스티나를 경영하는 김 회장은 제23대(2007~2011년)‧24대(2011~2015년)에 이어 26대(2019~2023년)‧27대(2023년~) 중기중앙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2010년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 당시 민간 기업의 입장을 대변한 데 이어, 재임 시절 친기업 정책을 짜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14년 숙원 과제인 납품대금 연동제가 다음 달에 시행되는데, 이 정책을 시작한 사람이 바로 동반성장위원회를 출범시킨 이 전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미래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그는 “신생 기업이 만든 냉동 김밥이 미국에서 대박이 났다”며 “정부-공공기관-중소기업단체가 ‘원팀’으로 뭉쳐 이런 중소벤처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리더스포럼은 오는 15일까지 열린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강연이 예정돼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와 지역 수산물 구매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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