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애환 아는 한인 교계, 학업 중단 위기 美 라티노 신학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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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 복음주의 신학교인 고든콘웰신학교에 지난 5월 '한 달란트'(One Talent)란 장학기금이 조성됐다.
형편이 어려운 남미와 아프리카 출신 신학생을 위해 한인 교계가 나선 셈이다.
부부는 이 책에 '책 수익금은 전액 베들레헴 바이블칼리지 학생과 고든콘웰신학교 남미 출신 신학생의 장학금으로 쓰인다'는 문구를 넣었다.
'남미 신학생이 신학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최대 이민자 그룹이 될 라티노의 영성도 부실해질 것'이란 그의 우려에 여러 한인교회가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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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엔 아시아계 최초로 고든콘웰신학교 수석부총장으로
미국의 저명 복음주의 신학교인 고든콘웰신학교에 지난 5월 ‘한 달란트’(One Talent)란 장학기금이 조성됐다. 수혜 대상은 해당 학교의 ‘라티노와 국제 사역 학위 프로그램’의 남미와 아프리카 출신 수강생이다. 경제적 지원 없이 해당 과정을 마치기 어려운 학생 위주로 선발한다.
올해부터 학기당 3명의 수혜자를 배출한 이 장학금은 이 대학 수석부총장인 박성현(59) 구약학 교수와 아내 장현경 박사, 시애틀형제교회(권준 목사) 등 여러 미국 한인교회의 후원으로 조성됐다. 형편이 어려운 남미와 아프리카 출신 신학생을 위해 한인 교계가 나선 셈이다. 이 기금 마련에 앞장선 박 교수를 11일 줌(Zoom)으로 만났다.
장학기금 이름은 2021년 박 교수 부부가 공저한 간증서 ‘한 달란트’에서 따왔다. 부부는 이 책에 ‘책 수익금은 전액 베들레헴 바이블칼리지 학생과 고든콘웰신학교 남미 출신 신학생의 장학금으로 쓰인다’는 문구를 넣었다.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출신 제자가 학자금이 없어 이스라엘과 미국에서 고생하는 걸 익히 봐 와서다.
자신 역시 양국에서 고학한 경험이 있는 터라 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박 교수는 “예전부터 이들을 돕긴 했지만 코로나로 개인적 지원이 어려워졌다. 더 많은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내와 책을 쓰고 한인교회 강연도 다녔다”고 했다.
그가 이민자 신학생 중 남미 출신에 주목하는 건 이들이 장차 미국 최대 이민자 집단이 될 것으로 예견해서다. 박 교수는 “이들의 규모에 비교해 남미 출신 목회자는 아주 적은 편”이라고 했다. 한인교회처럼 정규 신학 과정을 밟은 목회자를 청빙하는 미국 내 라티노 교회도 극소수다.
‘남미 신학생이 신학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최대 이민자 그룹이 될 라티노의 영성도 부실해질 것’이란 그의 우려에 여러 한인교회가 공감했다. 박 교수는 무엇보다 같은 이민자로 구성된 한인교회가 이들을 후원한 데 큰 의미를 뒀다. 그는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며 윤택하게 살긴 매우 힘들다. 자신도 어렵지만 이민자로서 어려움을 알기에 나눔을 실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7만 달러(9300만원 상당)가 아주 큰 금액은 아니지만 미국 교회와 사회를 위해 한인교회가 내놓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난 3월 펴낸 ‘새로 읽는 창세기’ 수익금도 남미 신학생을 위해 쓰인다. 박 교수는 현재 스페인어로 저술·번역된 복음주의 신학서를 이북(e-book) 형태로 무료 제공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책값 때문에 전공 책을 구하기 힘든 남미 신학생을 위한 배려다. 본인이 직접 스페인어로 구약학 전공서도 쓰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7월 아시아계 최초로 고든콘웰신학교 수석부총장에 올랐다. 보스턴 지역 10개 신학대를 통틀어 첫 사례다. 그는 “여러 신학교가 변화의 상황에 놓인 가운데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 자리를 맡았다”며 “어려운 시기인 만큼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고든콘웰신학교는 최근 4개 캠퍼스 중 기숙사가 있던 해밀턴 캠퍼스를 일부 매각하는 등 규모 축소에 나섰다. 기존보다 축소한 해밀턴 캠퍼스는 학문과 삶의 조화를 추구하는 ‘학문 공동체’형 공간으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박 교수는 “팬데믹 이후 학교에 상주하는 풀타임 수강생은 감소하고 온라인 수강생은 늘면서 기숙사를 유지할 필요가 급격히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40년 역사의 뉴욕 얼라이언스대도 재정 위기로 문을 닫을 만큼 팬데믹 이후 어려움을 겪는 신학교가 적잖다”며 “(고든콘웰신학교는) 다행히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했기에 큰 어려움 없이 위기를 지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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