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푸틴이 향하는 그곳…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전용열차 블라디보스토크 지나쳐…하바롭스크주 방문 가능성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북·러 정상회담의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러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는 북·러 정상회담의 정확한 장소와 시간을 발표하지 않았다. 북·러는 또 김 위원장의 동선이나 움직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면서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 동선의 비밀도 풀린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위원장은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향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우수리스크에서 기관차 승무원을 교체한 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따라 아무르주가 있는 북서쪽으로 출발한다고 보도했다.

유력 목적지로 추정됐던 블라디보스토크역 주변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임대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다. 첫 번째 위성 발사는 2016년 4월에 있었다.

북·러 군사밀착과 첨단 무기기술 협력을 상징하는 장소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아무르주 방문 이후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도 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과거 전투기·군함 생산시설 등이 있는 이곳을 방문해 현장을 시찰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러시아 땅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뉴스네트워크 JNN은 12일 러시아 지역 당국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열차가 하산역에 도착했고 환영 행사도 열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은 이날 김 위원장의 열차가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에 있는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을 지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 영상 속 김 위원장의 기차가 ‘완전히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철로를 지났다고 표현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전용기로 알려진 항공기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으로 관측됐다.

항공기 항로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 JS621편이 이날 오전 9시 9분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항공에 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김 위원장이 주로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안토노프사의 AN-148 기종으로 파악됐다.

북·러 정상회담 지원을 위한 북측 인력과 물자를 수송한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정상회담이 수일 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고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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