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맥주도, 후지필름도 바이오 선언…“새로운 먹거리 찾는다”
일본 대기업의 바이오 투자는 최근 들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다케다·아스텔라스 등 글로벌 제약사를 가진 일본은 전통적인 제약 강국 중 하나로 꼽힌다. 제약 산업이 성숙한 일본에서 바이오 산업과 거리를 두던 주요 대기업의 관련 산업 진출은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필름과 카메라를 생산하던 후지필름이 대표적이다. 후지필름은 2000년대 들어서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었고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바이오 산업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후지필름의 자회사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 상승률은 29.2%를 기록했다. 후지필름은 24만L 규모의 생산 규모를 2026년까지 40만L로 늘릴 예정이다. 종합화학기업 아사히 카세이는 지난해 미국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인 바이오노바 사이언티픽을 인수하며 바이오 산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식품 회사가 건강보조식품 산업에 진출한 사례도 있다. 맥주가 주력인 기린홀딩스는 올 4월 호주 건강식품 회사 블랙모어스를 1조6700억원에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린홀딩스가 블랙모어스 인수에 나선 건 주류 시장을 둘러싼 사업 환경 악화 때문”이라며 “일본 맥주 출하량은 1994년 5억7200만 박스로 정점을 찍은 뒤 인수 감소와 불황 여파로 현재는 3억 박스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1932년 문을 연 블랙모어스는 호주 최대 건강 식품 회사로 분유와 비타민, 반려동물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기린홀딩스는 2019년 일 건강식품 회사 팬켈과 지분 제휴를 맺고 유산균을 생산해 왔다.
기린홀딩스는 블랙모어스 인수를 통해 향후 호주와 동남아시아에서 건강식품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건강식품 매출을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린홀딩스 측은 “블랙모어스의 판매망과 노하우를 활용해 가치를 향상하고 싶다”고 밝혔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일본 종합상사들은 제약과 바이오로 신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2011년 자회사 마이크로 바이오팜 재팬(MBJ)을 설립해 CDM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쓰비시상사는 2018년 유전자 정보 해석 스타트업에 12억원을 투자했다. 스미토모상사는 2017년 미국 반려동물용 치료제 개발 기업 피드몬트 애니멀 헬스에 투자한 뒤 이 회사 제품의 일본 내 판매를 도맡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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