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싸움에 낀 한국… 반도체·배터리 두뇌 ‘마더 팩토리’ 구축 필요

양민철 2023. 9. 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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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패권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마더팩토리' 구축이 필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마더팩토리는 첨단 생산기술과 핵심 공정을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개발·적용한 뒤, 이를 해외 공장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맡는 시설이다.

박 교수는 "배터리 산업의 첨단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로 이어가려면 마더팩토리 전략이 효과적"이라며 "기술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규제를 개선하는 등 맞춤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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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패권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마더팩토리’ 구축이 필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마더팩토리는 첨단 생산기술과 핵심 공정을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개발·적용한 뒤, 이를 해외 공장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맡는 시설이다. 미국이 ‘대중(對中) 제재’ 장벽을 높이며 기술·공급망 리스크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마더팩토리가 활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한·미협회,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1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에는 반도체·배터리 분야 마더팩토리 구축 전략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은 “첨단산업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할수록 기업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더팩토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부문 발표자로 나선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반도체 기술의 한계 극복을 위해선 해외 소재·장비 기업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다. 마더팩토리를 세우는 것과 더불어 해외 기업의 국내 유치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자국 안에 마더팩토리를 앞다퉈 세우고 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비롯해 미국 인텔, 마이크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 마더팩토리 라인 구축으로 ‘반도체 왕좌’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첨단 설비와 기술을 갖춘 핵심 시설을 국내에, 제품 양산 공장을 해외에 조성하는 마더팩토리 전략을 추진 중이다. 박 교수는 “‘수도권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할 2033년에 세계 반도체 웨이퍼 생산의 30% 이상을 한국이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중 갈등을 포함한 지정학 리스크는 여전한 위험 요소다. 한·미 기술 공조체계를 세우는 게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교수는 “미국과의 적극적 공조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인공지능(AI) 반도체 표준화 흐름에 참여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춘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반도체 소재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미국 장비·소재 업체들의 한국 현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과의 점유율 경쟁이 격화하는 배터리 산업에서도 마더팩토리는 해법으로 지목됐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배터리 산업의 성장성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배터리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중국은 광물 자원부터 배터리 제조, 완성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공급망을 갖추고 배터리 시장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박 교수는 “배터리 산업의 첨단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로 이어가려면 마더팩토리 전략이 효과적”이라며 “기술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규제를 개선하는 등 맞춤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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