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원래 역할로 기용하기만 하면 중간은 간다… 클린스만, 사우디전 가장 쉬운 해법은 '순리대로'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역대 최고 수준의 전력으로 평가되는 대한민국 선수들을 편한 위치에 기용하기만 해도 충분히 경기력은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상대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보통 전술만 제시해 준다면 첫승은 어렵지 않다.
13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한국과 사우디가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른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호이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각각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상대로 조별리그 승리를 따내며 저력을 보여줬지만 현재 상황은 두 팀 모두 최악에 가깝다. 사우디는 5연패 중이다.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3무 2패에 그쳤다.
현재 대표 선수들의 개인기량과 컨디션 모두 한국이 한 수 위로 평가된다. 전원 국내파인 사우디 선수들의 탄력과 스피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지만 한국의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등이 유럽 빅 리그에서 보여주는 경쟁력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최근 컨디션 측면에서도 사우디는 물밀듯이 영입된 외국 스타들에게 밀린 선수가 여럿 있어 정상 전력은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역할을 세부적으로 지정하지도 않고, 분명한 전슬 콘셉트가 있지도 않다. 전술가형 감독은 애초에 아니었다. 다만 독일과 미국 대표팀에서 소기의 성과를 냈을 때처럼 큰 틀에서 활력을 불어넣어줄 선수를 선발해 제 위치에 기용하는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동안 문제는 선수들을 자꾸 엉뚱한 역할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손흥민은 9일 웨일스전에서 4-1-4-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역할을 맡았다. 후방으로 자주 내려가 공을 직접 순환시켰는데, 더 공격적인 위치에서 역량이 극대화되며 하다못해 희생적인 수비 가담도 잘 하는 선수지만 빌드업의 기점 역할은 경험이 적다. 결국 공격 전반이 경색됐다.
다른 선수들의 기용법도 아리송한 면이 있었다. 전방으로 치고나가는 스피드가 좋은 풀백 안현범에게는 전진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고, 크로스 장인에 가까운 이기제는 공을 올릴 기회가 없는 양상의 경기도 있었다. 이기제에게 복잡한 역할이 주어져도 기대 이상으로 잘 소화해줬지만 장점을 살린 기용은 아니었다. 웨일스전 후반 교체 투입된 이순민은 공격력을 갖춘 미드필더긴 하지만 당시 구성상 후방에 머무르는 게 더 어울리는 상황이었음에도 거의 공격수처럼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신예 선수들의 자신감 부족이 문제라는 듯 이야기하며 설영우는 기대에 부합했다 말했고, 우회적으로 홍현석이 슛을 망설이는 성향을 꼬집은 바 있다. 하지만 홍현석은 평소 뛰던 중앙이 아닌 측면에 배치돼 평소보다 긴 거리를 드리블하며 공을 운반해야 했다. 드리블 거리가 길어지고 행위 막판에 힘이 빠지면 결정적인 슛 혹은 패스 순간에 판단 미스를 범하는 건 흔한 현상이다. 좀 더 간결하게 팀 플레이에 기여할 수 있게 해줬다면 소속팀 헨트에서 유지해 온 득점 감각을 대표팀에서도 발휘할 수 있었다. 홍현석은 대표팀 소집 직전 3경기 3골을 넣은 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고전적인 4-4-2 포메이션이나 그 변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측면자원도 돌파와 크로스 중심인 선수보다는 중앙으로 파고들 줄 아는 중앙 미드필더나 공격형 미드필더 성향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을 윙어로 배치하느니 차라리 중앙 미드필더에 둘 정도로 득점 감각 있는 선수의 측면 기용을 꺼리는 편이다.
하지만 큰 틀만 짜 주는 수준에서 그친다면, 각 선수에게 생소한 역할이 아니라 가장 익숙한 역할을 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현재 대표팀 구성으로 선발 멤버를 짤 때 어려운 점은 측면 자원 양현준, 문선민이 주전급은 아니며 황희찬 역시 전문 윙어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하지만 측면에서 돌파와 크로스만 반복하는 선수는 애초에 현대축구에서 찾기 힘들다. 측면에 손흥민, 황희찬 등 돌파력과 득점력이 있는 자원을 배치하고 그 근처에 공격적인 풀백과 더불어 이동경, 이재성 등 전진패스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면 충분하다. 더 세부적인 조치는 오히려 악영향만 낳을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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