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허지웅, 대전교사 학부모에 “선이란 게 있다” 일침

권혜미 2023. 9. 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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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허지웅 작가가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에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12일 자신의 SNS에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 악성 민원으로 시달리다 결국 세상을 떠난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이와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입장문에서 밝힌 내용 중 한 구절”이라고 운을 뗐다.

허지웅은 “대체 어떤 상식적인 사람이 이 입장문 속의 행동들을 정상이라 생각할까. 물론 자식의 일이라는 게 그렇지. 상식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며 “하지만 선이라는 게 있다. 사람으로서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이 일단 있을 것이고, 그런 선을 지키지 않는 자들을 막고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강제하는 선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저 두 번째 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아들이 친구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이 ‘아들의 손이 친구의 뺨에 맞았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학부모의 입장문 내용을 거론했다. 허지웅은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수사로 포장되는 동안 교사의 기본권도,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만들어갈 우리 공동체의 미래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한 초등학교 교사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틀 뒤인 지난 7일 숨졌다. 이후 A씨가 지난 4년간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학부모는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2019년 1학기 초부터 아이의 행동이 이상했다. 2학기가 끝나갈 무렵 틱장애 증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니 아이가 교장실에 갔더라.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선생님이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다”고 주장해 비난이 일었다.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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