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속이고 교도소 들어간 띠동갑 남편, 이혼 될까요"

결혼 전 이미 사기 혐의로 재판 중인 남편이 결국 교도소에 수감돼 홀로 출산과 양육을 감당해야 했던 한 여성이 이혼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1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25세의 어린 나이에 12살 연상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으나 이혼을 고려 중인 A씨의 사연을 다뤘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남편을 만났다는 A씨는 "열두 살 많던 남편은 너무나도 자상했고, 그래서 기대고 싶었다"면서 "막상 결혼하고 나서 보니까 남편은 카페 사장이 아닌 사장의 친구로, 일을 봐주고 있었던 것이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시 남편이 사기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고. A씨는 "그때 전 임신 상태로, 남편이 잘 해결하겠다고 해 믿기로 했다"면서 "하지만 남편은 1심에서 사기죄로 실형을 받고 교도소에 갔다"고 말했다.

A씨는 "그 과정에서 남편이 이미 사기 전과가 있었다는 걸 알게됐다"며 "나한테 말도 없이 결혼한 거였다"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혼자서 아이를 낳았고 친정 어머니의 도움으로 겨우 양육을 하고 있다는 것.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여러 차례 쓰러지고 병원에 입원한 A씨는 몸무게가 8kg이 빠질 정도로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A씨는 "항소심에서 감형되어 1년 6개월 뒤에 출소한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이혼만은 안 된다고 버티는 중이다"라며 "남편은 양육비를 주지도 않으면서 아이를 보게 해달라고 법원에 면접교섭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편과 모든 인연을 끊고 싶다"며 "양육비는 안 받아도 되니 아이가 범죄자인 아빠를 못 만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연을 접한 최영비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사유 중 악의의 유기가 있었는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것인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의의 유기라는 것은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서로 동거, 부양, 협조해야 할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말한다.

최 변호사는 "남편이 결혼 전에 저지른 범죄행위로 인해 이미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면 결혼 후 악의로 부부의 동거, 부양, 협조 의무를 포기하였다거나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라고 보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남편이 전과자인 사실도 숨긴 채 결혼했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투옥 되서 임신 중인 사연자가 혼자 아이를 낳고, 부부간의 신뢰관계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인다면, 더 이상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로 보아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양육비와 관련해서는 "양육비와 면접교섭은 대가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양육비를 안 준다고 해서 면접교섭을 안 해줘도 되는 것이 아니고, 또 반대로 면접교섭을 안 해준다고 양육비를 안 줘도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양육비청구와 면접교섭청구는 부모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미성년 자녀의 권리이기도 하기 때문에 쉽게 부모가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최 변호사는 "남편이 감옥에 가서 자녀의 출생조차 보지 못했다면, 남편도 출소 후 자녀를 처음 보는 것이고, 면접교섭 자체가 현실적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법원에 남편이 양육비도 주지 않으면서 면접교섭도 말로만 한다고 하지 실제로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사정을 법원에 어필하면서 면접교섭의 시간이나 횟수를 좀 줄여 달라고 해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