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시켜먹고 누워만 있는 아내... 오은영도 "심하다"

이준목 2023. 9. 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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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이준목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 MBC
 
아동학대와 방임에 가까운 태업을 일삼는 무책임 아내, 수상한 종교에 빠져서 신뢰를 잃어버린 남편, 각기 다른 심각한 문제에 빠진 부부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9월 11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믿음으로 만나 믿음으로 깨진 신과 함께 부부'편이 그려졌다. 결혼 6년 차 조철호-조혜림 부부는 무려 16살의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아내의 적극적인 구애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부부는 아내의 신청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아내는 "제가 문제가 많은 것 같다. 가정을 살리려면 제가 바뀌어야 할 것 같아서, 이혼으로 가지 않고 잘 이끌어가고 싶어서 출연을 신청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남편은 "아내가 변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그래서 같이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집안일도 육아도 손놓은 아내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 MBC
 
부부의 일상이 VCR로 공개됐다. 인테리어 필름 시공일을 하고 있는 남편은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며 구인 글이 올라오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로 인해 남편은 가슴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제적인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남편은 "일이 없으면 불안하다. 환경이 바뀌거나 위험하다고 느낄 때 공황이 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아내는 심각할 정도로 무기력하고 게으른 모습으로 일관했다. 아내는 내내 누워서 아침밥을 차려달라는 남편의 부탁도 거절했다. 집안은 전혀 정리가 되어 있지않았고, 냉장고는 먹다 남은 음식들이 곰팡이가 생길 정도로 가득 쌓여있었다. 남편도 아내에게 지쳐 결국 같이 청소는 포기하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남편은 "이 사람과 과연 같이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걱정했다. 아내는 "제가 의지가 약하다. 치우는 게 힘들다"고 고백하며, 그동안 <결혼지옥>에 등장했던 여러 출연자들처럼 자신도 '성인 ADHD' 진단을 받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남편이 출근한 이후에도 아내의 무기력증은 계속됐다. 늦잠을 잔 아내는 아이의 유치원 등원 시간마저 지각했고 아침밥도 먹이지 못한 채 뒤늦게 집을 나서야 했다. 잠시 후 돌아온 아내는 집정리와 청소 대신 TV를 보다가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아내는 한 달에 20번 이상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데만 100만 원 이상을 쓴다고 밝혀 충격을 자아냈다. 남편은 아내가 배달음식을 먹는 데만 생활비의 절반 이상이 들어간다고 폭로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 MBC
 
부부는 결혼 이후 달라도 너무 다른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남편은 "네가 이렇게 게으른 사람인 줄 알았으면 같이 안 살았을 것"이라고 한다면, 아내는 "남편이 이렇게까지 너무 성실한 줄 알았으면 결혼을 다시 생각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지켜보던 패널은 아내의 남다른 세계관에 당황했다.

부부는 결혼 2년 차부터 종교 문제로 인한 갈등이 생겼다고 밝혔다. 아내는 원래도 청소나 정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남편과 갈등 이후 상황이 더 심해졌다고. 오은영은 "제가 봐도 심하다"라고 지적하면서도 "방송에 부정적인 모습이 나갈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는 것은, 방송을 통해서라도 아내가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아내는 측두엽 뇌전증(간질)도 앓고 있었지만 다행히 최근 2년간은 치료가 잘 되어 발작 증세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성인 ADHD를 앓고 있다는 아내에게 "생각후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일을 미루면서 쌓이게 되고 부담감이 가중되면서 결국 더 하기 싫어지는 악순환이다"라고 아내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하지만 오은영은 "의사가 진단을 내린다는 것은 문제를 이해하고 치료와 회복을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일부는 '나는 원래 이러니까'라고 진단 뒤에 숨는 경우가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내가 어떤 개선을 해야하는지 알고 부부가 힘을 합쳐서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런데 아내는 일주일에 하루 출근하는 아르바이트 직장에서는 집에서와 달리 부지런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나이가 많은 남편은 일을 끝내고 돌아와서 피로한 상태에서 다시 아이와 놀아주고 육아를 하는 데 힘에 부치는 기색을 드러냈다.

남편은 집에 남은 음식으로 대충 아이에게 저녁을 차려줬고, 본인은 술로 허기를 달랬다. 안타깝게도 성장기 아이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실한 식단에 심지어 밥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다행히 아이는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잘 먹어줬고, 아내는 그런 모습을 영상으로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김치라도 잘 먹어서 다행이라는 아빠에게 "인생이 김치야"라는 아이의 예상치 못한 대답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내는 "제가 이기적인 것 같긴 하다. 아이를 유치원에게 보내는 이유가 점심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 먹이려고 하는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정작 본인은 먹고 싶은 대로 배달음식을 챙겨먹으면서도 아이를 아동학대에 가깝게 방치하는 아내의 황당한 변명에 패널들은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 MBC
 
500만 원 넘긴 카드값... 아내 "먹는 거로 스트레스 푸는 건데"

남편은 퇴근하고 돌아온 아내를 보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은 이달 카드값이 500만 원 넘게 나왔다며 코로나19 이후 일거리와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경제적 관념이 전무한 아내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아내는 "내가 먹는 것 외에 돈 쓰는 거 없지 않냐. 먹는 거에 쓰면 어떠냐. 내 스트레스 푸는 건데"라며 도리어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아내는 "내가 이렇게 하는 건 애 키워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내의 뻔뻔한 대답에 남편은 말문이 막히며 어이없어 했다.

심지어 아내는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남편 몰래 고가의 아동용 전집을 무려 1500만 원 어치나 구매한 사실도 있었다. 아내는 "노후준비보다 당장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우선이다. 제가 잘 못하는 부분을 책으로라도 채워주고 싶었다"라고 주장했지만, 남편은 "아이를 먼저 잘먹이고 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도 안 하면서 보지도 않을 책만 산더미처럼 쌓아놨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남편은 집안일을 하지 않는 아내에게 "게을러서 그런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서운한 아내는 "오빠도 힘들겠지만 나도 힘들다. 내 가족들도 다 욕한다. 그런데 안 고쳐지는 걸 어떡하냐"라며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 MBC
 
지켜보던 오은영은 "성장기 아이들이 고르게 영양가 있게 못 챙겨먹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아이의 영양 불균형이 너무 문제가 많고 부모가 둘 다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아내는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야 하고, 부모는 아이와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즐기는 게 필요하다. 이 모든 행동을 꾸준히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부모와 함께한 식사시간과 음식들은 아이에게 두고두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책값으로 과도한 지출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장난감을 사주는 게 놀아준 거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런 경험이 반복된 아이는 장난감만 소중하지, 장난감을 가지고 부모와 놀았던 기억은 없는 것"이라고 놓치고 있는 부분을 지적했다.

한편 남편에게도 아내에게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었다. 남편은 4억에 이르는 전세금으로 재테크를 위한 투자를 하면서 아내와 일절 상의를 하지 않았다. 남편은 책 구매 사건으로 아내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고 경제관념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야기하지않았다고 해명했다. 오은영은 "부부는 경제적인 것을 의논해야 하는 관계인데, 상의가 없다는 것은 결국 부부의 소통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부부에게는 또다른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부부는 둘다 한때 사이비 종교에 함께 빠졌던 경험이 있었다. 최근 성범죄 사건으로 이슈가 되었던 한 종교의 교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나, 사회적 이슈가 공론화되면서 그 실체를 깨닫고 지금은 벗어난 상태였다.

하지만 해당 종교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한 아내와 달리, 남편은 여전히 미련이 남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자아냈다. 남편은 아내가 해당 교회를 '이단'으로 호칭하는 데 불편함을 드러내며 해당 주제로 대화 자체를 기피하려 했다. 남편은 종교에 빠져 교리를 따르는 데 집착하느라 심리적 압박으로 공황장애와 폐소공포증까지 겪기도 했다고.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 MBC
 
또한 부부는 사건 공론화 이후에도 남편이 사실을 믿지 않아서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편은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는 않지만 생각은 자주 한다. 그 사건들이 모두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남편은 놀랍게도 종교 문제로 아내와 이혼까지 고려한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남편의 시댁 측에서는 아직도 해당 교회를 다니는 이들이 많았고 이로 인하여 아내와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아내는 "종교 문제 때문에 시댁 식구들이 나를 째려보고 핍박하고 멸시하기 바빴다"며 그날의 상처를 털어놓았다. 시댁에서는 아내에게 "피에로 귀신이 보인다"는 저주에 가까운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고. 또한 아내는 중간에서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한 남편에 대한 서운함도 컸다. 남편은 "아내가 나쁘다고 생각해서 바뀌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지, 이 사람이 두렵고 힘들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고백하며 미안해했다.

더 나아가 아내는 부부갈등의 모든 시작도 종교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아직도 그 교회를 고향처럼 여긴다. 그런데 그 고향은 썩고 곰팡이가 피었다. 남편의 고향은 지금 우리 가정이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남편은 비록 지금은 그 교회를 다니고 있지 않지만, 그리움과 미련을 잊기 위하여 더욱 일에 집착하는 상황이 됐다. 아내는 이전까지는 남편의 일상이나 부부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사이비 종교를 떠난 이후 모든 문제가 나빠졌다고 "해당 교회에 대한 원망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게으른 태도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무너진 신뢰 때문에..." 오은영의 진단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의 한 장면.
ⓒ MBC
 
양측의 입장을 모두 경청한 오은영은, "남편에게 독특한 사고패턴이 있다. 데이터가 밝혀낸 진실도 믿지 않는다. 그 이유가 뭘까"라며 사이비 종교의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좀처럼 받아들이거나 믿고 싶어하지 않는 남편의 심리를 꼬집었다. 남편은 고민하다가 "내가 한번 옳다고 생각하는 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인정했다.

알고보니 남편은 본인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려워하는 성격이었다. 이에 오은영은 "옳고 그른 것을 본인의 기준만으로 판단하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이비 교회에 더 이상 다니지 않게 된 것도 본인의 자발적이고 자주적인 판단이 아니라, '아내가 가지 말라고 해서 못 가게 되는 것'이 되면서 아내에 대한 원망이 생기고 억울함이 자리잡게 된다는 것. 심리검사에서도 남편은 우울감이 높고, 어린 시절에 아버지의 폭력으로 자아 손상을 많이 경험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 측면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아내는 남편과의 대화에서 일부러 무논리에 가까운 억지스러운 화법을 쓰는 이유가, 남편에 대한 '반항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종교 문제로 인하여 이혼까지 고민할 만큼 갈등을 겪었던 아내는 "남편이 나한테 준 상처가 있는데 내가 왜 남편 말을 들어야 하나"는 심리로 맞대응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사람은 살면서 후회할 만한 일들이 많다. 후회를 하고 반성을 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단계를 거친다. 부부는 삶의 작은 기쁨과 희망을 공유하는 사이인데 두 사람은 무너진 신뢰 때문에 그 기쁨을 놓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되,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서로 느꼈던 감정들을 서로 토닥이면서 대화하시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오은영은 부부를 위한 솔루션에서, 아내에게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할 것을 제안했다. 오은영은 "아내는 시작이 어려운 사람이다. 일단 밖에 나가면 시작이 된 것이다. 아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야외활동의 기운이 집안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삶의 패턴을 바꾸어보시라"고 당부했다.

이어 남편에게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종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전문가와 상담을 받으시라"고 조언했다. 또한 부부가 함께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종교 관련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다큐데이트'를 통하여 함께 겪었던 어려움과 갈등을 진지하게 이야기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모든 솔루션을 마치고 남편은 "마음의 위안이 됐다. 제 마음을 그대로 이야기해주신 것 같아서 몇 번 놀랐다. 지금은 마음이 기쁘고 행복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내는 "남편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부부는 서로에게 미안했던 부분을 사과하고 앞으로 더 노력하며 변화해갈 것을 약속했다. 이어진 후일담에서는 남편이 촬영한 동영상에서 아내가 열심히 집안을 청소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가족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희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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