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궐, 적전분열 막은 박성민의 동분서주

김태우 전략공천설에 지역 정가 양분
민주당 결집하는데, 국힘 내분 위기
김진선 탈당 후 무소속 출마설 나오기도
박성민, 직접 지역 찾아가 경선 설득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DB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들어갔다. 도전장을 낸 국민의힘 김용성·김진선·김태우 예비후보는 결과에 승복하기로 합의문에 서명하며 '아름다운 경선'을 약속했다. 내년 총선 전초전인 만큼, 내부 갈등과 후유증 없이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대의였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이 공천 여부를 명확히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김태우 전 구청장이 전격 사면·복권된 것이 시작이었다. 김 전 구청장은 당과 사전 교감도 없이 곧바로 예비후보에 등록하며 광폭 행보에 나섰고, 그간 당의 결정을 기다리며 예비후보 등록을 미뤘던 다른 후보 입장에서는 앙금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당의 공천 여부가 김 전 구청장의 공천과 직결되는 것처럼 해석되고, 당 일각에서 전략공천설까지 흘러나오며 다른 후보들의 반감을 샀다. 김진선 예비후보가 한때 경선 불참 의사를 표명하고, 무소속 출마를 고려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선의 승패를 떠나 지역 정가에서는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문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강서구가 내부 분열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싸울 수 있는 녹록한 지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강서 갑·을·병 현역 국회의원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며,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소폭 앞섰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김태우 후보가 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전국적인 국민의힘 강세 흐름 속 불과 3%p 차 신승이었다.

더구나 민주당이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전략공천 후 급속도로 봉합되고 있다는 점도 국민의힘에 위기 요인이었다. 국민의힘 지역 정가의 핵심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분열되고 우리 당은 통합돼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민주당이 통합되고 우리 당이 분열돼 지리멸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적전분열 위기를 막은 이는 박성민 국민의힘 전략부총장이다.

박성민 부총장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정 직후부터 지역의 여러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여론 동향을 살펴왔다. 지난 8일 김진선 예비후보가 당의 경선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두 차례나 직접 찾아와 설득했던 이도 박 부총장이었다. 경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이던 지난 10일에도 박 부총장이 김진선 예비후보를 찾아와 설득했고, 결국 경선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김진선 예비후보 측 요구가 일부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당초 이번 주 초 실시할 예정이던 경선 여론조사를 15~16일로 미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한 후보들을 배려했고, 전화면접과 같은 조사 방식에 대한 건의도 수용했다. 김진선 예비후보는 통화에서 "(박 부총장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불공정이나 조작이 있을 수가 없다는 신뢰감을 받았다"며 "신뢰가 생겼기에 경선을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경선은 오는 15~16일 이틀간 진행된다. 당원투표와 일반 여론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되며 결과는 17일 발표된다. 이어 1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최종 의결 절차를 거치면 공식 후보 자격을 갖게 된다. 세 후보는 이 같은 내용의 경선 방식에 동의했으며, 결과에 승복하고 패배한 예비후보는 승리 측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