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그곳]강진에 무너진 천년고도 '마라케시 메디나'

조인경 2023. 9. 12. 15: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덮친 규모 6.8의 강진으로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이자 세계적 관광지인 '마라케시'의 문화유산에도 피해가 잇따랐다.

모로코 중부에 위치한 마라케시는 모스크와 궁전 등 많은 중세 문화유산들이 보존된 대표적인 역사 도시다.

쿠투비아 모스크, 제마 엘프나 광장, 사디 왕가 묘 등이 있는 마라케시 내 구도심 '메디나'는 여의도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1107ha(헥타르) 전역이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덮친 규모 6.8의 강진으로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이자 세계적 관광지인 '마라케시'의 문화유산에도 피해가 잇따랐다.

모로코 강진에 처참히 부서진 마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모로코 중부에 위치한 마라케시는 모스크와 궁전 등 많은 중세 문화유산들이 보존된 대표적인 역사 도시다. 베르베르인이 세운 최초의 이슬람 왕조 무라비트 왕조가 1070~1072년 건설한 천년고도다. 오랜 기간 정치·경제·문화 중심지였으며 북아프리카에서 안달루시아에 이르는 서부 무슬림 지역 전역에 영향력을 미쳤다. 마라케시(Marrakesh)는 베르베르어로 '신의 땅'을 뜻하며, 모로코(morocco)라는 국명도 마라케시의 영어식 발음에서 유래됐다.

모로코 강진으로 손상된 세계문화유산 도시 모스크 첨탑.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쿠투비아 모스크, 제마 엘프나 광장, 사디 왕가 묘 등이 있는 마라케시 내 구도심 '메디나'는 여의도 면적의 1.3배에 이르는 1107ha(헥타르) 전역이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메디나(medina)는 북아프리카 도시의 구시가지를 뜻한다. 이곳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년)에서 주인공 이선 헌트가 추격을 벌이는 장소로 등장하는 등 할리우드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 영화 '미이라'와 '섹스앤더시티2',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도 촬영됐다.

이번 지진으로 마라케시 전역에서 보여 '마라케시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쿠투비아 모스크의 높이 69m 첨탑은 여러 곳에 금이 갔다. 이 첨탑은 1158년 완공돼 무슬림 건축 양식을 대변하는 주요 유산으로 꼽힌다.

최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한식을 판매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해 국내에 알려진 제마 엘프나 광장도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 광장에 있는 카르부크 모스크의 첨탑은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확인한 유네스코 마그레브사무소는 "인명 구조와 동시에 문화유산 보존 작업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모로코 국영 일간지 '르 마탱'에 따르면, 모로코 정부는 11일 오후 7시까지 이번 지진으로 2862명이 숨지고 2562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진앙이 위치한 알하우즈주에서 1604명이 사망해 가장 피해가 컸고, 타루단트주가 976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대부분인 2854명이 매몰돼 숨진 것으로 보도됐다. 부상자 가운데 중환자의 수가 많은 데다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사상자는 더 늘 전망이다.

여진 공포 속 헬멧 쓴 모로코 진앙 인근 마을 주민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은 북위 31.11도, 서경 8.44도로 오우카이메데네 인근 아틀라스산맥 지역이며, 진원 깊이는 18.5㎞로 비교적 얕다. 1960년 아가디르 근처에서 발생해 수천 명의 인명을 앗아간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동쪽 국경을 접한 알제리는 물론 지중해와 대서양 건너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도 감지될 정도였다.

AFP는 모로코가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특히 북부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2004년 모로코 동북부 알호세이마에서는 지진으로 최소 628명이 숨졌다. 1980년 이웃 알제리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 당시에는 약 2500명이 사망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