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G ERA 16.76…흔들리는 '우승 청부사' 최원태

배중현 2023. 9. 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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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부진 탓에 11일 1군 제외
영입에 적지 않은 출혈 감수한 LG
전례 찾기 힘든 '우승 청부사' 역할
부진에 부담까지 쌓이는 모양새
거듭된 부진 탓에 1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최원태. IS 포토


오른손 투수 최원태(26·LG 트윈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선두 LG의 고심도 깊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1일 최원태의 이름을 1군 엔트리에서 지웠다. 하루 전 KIA 타이거즈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 최원태는 2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 7실점했다.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ERA)이 16.76(9와 3분의 2이닝 18자책점)에 이르자 염 감독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원태는 LG가 선택한 '우승 청부사'다. 최원태의 트레이드 대가로 애지중지 키운 군필 내야 유망주 이주형(22)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지명한 투수 김동규(19) 2024년 신인 1라운드 전체 8순위 지명권을 키움 히어로즈에 넘겼다.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했다. 그만큼 팀에 필요한 카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넥센 히어로즈 감독 시절 최원태와 사제 간 인연이 있는 염경엽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 "막힌 혈이 뚫렸다"며 그의 영입을 반겼다.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박병호가 2회 LG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중월 1점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9.05.


최원태 영입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최원태는 LG 이적 후 등판한 7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8.27을 기록했다. 세부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84, 피안타율도 0.348로 높다. 피출루율(0.395)이 4할에 이를 정도로 주자를 자주 내보내고 실점하는 악순환이 반복한다. 올 시즌 키움에서 보여준 활약(17경기, 평균자책점 3.25)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 이닝당 투구 수가 17.8개로 많아 5이닝을 소화하기도 벅차다.

최원태의 구속은 큰 문제가 없다. 직전 KIA전 직구(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148㎞/h까지 찍혔다. 투심 패스트볼도 평균 145㎞/h에 형성됐다. 관건은 제구. 결정구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거나 크게 벗어난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달 최원태가 부진에 빠지자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떨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원태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으면 (타자를) 잡아낼 확률이 훨씬 높다. (볼카운트를) 2볼로 시작하니까 안타도 많이 허용하고 원하는 투구를 못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태는 포심 패스트볼을 빼면 구종이 다 낮게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독의 바람과 달리 최원태의 문제점은 등판마다 노출되고 있다.



2016년 데뷔한 최원태는 지난해까지 통산 60승을 따냈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는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LG 이적 후 급격하게 흔들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 '멘털'을 언급하는 야구 관계자도 있다. 프로야구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우승 청부사'로 역할이 부각된 만큼 이에 따른 부담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최원태가 2군에서 조정한 뒤 반등할 수 있을까. LG의 가을야구 성적표를 좌우할 작지 않은 변수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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