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최악 '번개 폭풍'…"2000명 숨지고 6000명 실종 추정" [영상]
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수천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는 폭풍우로 인한 홍수로 2000명이 넘게 사망하고 수천 명이 실종됐다. 리비아는 현재 동·서부에 각각 별도의 정부가 세워져 대립하고 있어, 상당 지역이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이 때문에 재난 구호가 늦어져 피해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알자지라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 정부를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의 아흐메드 미스마리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폭풍으로 최소 2000명의 사망자, 5000~6000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희생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중해 일대를 휩쓸며 사상자를 낸 폭풍 ‘대니얼’은 전날부터 리비아 동부를 강타했다. 피해가 집중된 곳은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900㎞ 떨어진 항구도시 데르나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려 데르나의 주요 교량 4곳과 인근 댐 2곳이 붕괴됐다.
사상자·실종자 중 대다수도 댐이 터진 뒤 급격히 불어난 물에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LNA 관계자는 “인구 10만 명의 데르나 전체가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홍수로 노후 건물들이 연이어 무너져 피해가 커졌다. 데르나의 건물 대부분은 약 80년 전 리비아가 이탈리아의 식민 지배를 받던 당시 지어졌다고 WSJ은 전했다.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불어난 물이 데르나를 관통해 흐르는 모습, 데르나에서 약 250km 떨어진 벵가지에서 촬영된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풍우 등이 공유됐다. 이날 리비아 서부를 통제하는 임시정부인 리비아통합정부(GNU)도 사망자가 150명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40여년 간 지배했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 UN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서부의 리비아통합정부(GNU)와 동부를 장악한 군부 리비아국민군(LNA)로 나뉘어 있다. 현재도 당국의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은 지역이 많아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는 지적이다.
WSJ은 전문가를 인용해 “현실 정치에는 관심 없는 리비아 정치인들이 권력만 놓고 싸우는 동안 재난 피해는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례가 없는 재난에 동·서부 정부 모두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현재 동부 측은 3곳의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서부 측 역시 임시 각료 회의를 통해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언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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