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관계 뉴노멀시대 열린 것"…김정은·푸틴 '빅딜'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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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북아시아 정세가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2019년 4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은 무기난을 겪는 러시아와 식량난 타개가 필요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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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거래 계기로 신안보 위협 커져
글로벌 공급망따라 이합집산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북아시아 정세가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2019년 4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은 무기난을 겪는 러시아와 식량난 타개가 필요한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성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한·미·일 대(對) 북·중·러’ 대립을 악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랜 기간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하던 러시아의 대 한반도 전략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180도 뒤집힐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해관계 일치…북러 밀착 강화
위성락 전 주러시아대사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 지원 등) 개입하게 되면, 우리도 관여할 개연성이 커지고, 한·미·일과 북·중·러 대결 형세의 진앙 자체가 한반도에 다가오게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위 전 대사는 “(그렇다고 우리가) 한러 관계를 방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대미, 대러관계 전반에 통합된 전략을 세우고 예측가능한 좌표를 제시해 러시아와 내실있는 대화를 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통화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수출할 경우 우리도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등 그런 연합에 브레이크를 걸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한·미·일과 북·중·러 대결 속에서도 우리가 한중관계를 신경 쓰는 것처럼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정립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위원장의 방러가 성사됐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북러가 모종의 무기 거래를 위한 접점을 찾고 결국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서구의 제재에 둘러싸인 러시아로서는 북한으로부터 포탄 등 무기를 공급받는 한편, 북한도 러시아를 통해 식량, 비료 에너지 지원을 통한 우군 확보가 절실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건,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의 세 정상이 대북 압박, 대중 압박, 대러 압박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한 일종의 반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립 불식 이미지 맞아떨어져…이합집산 성격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러 관계의 뉴노멀시대가 열렸다고 봐야 한다”면서 “북한의 대외 교역은 중국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북러교역은 1억불을 넘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북러간 무기와 식량 교환프로그램 가동의 필요가 충족된다”면서 북러 파트너십 강화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 수석연구원도 “양측이 이제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알릴 절실한 필요가 맞아떨어졌다고 본다”면서 “북한도 2차 경제개발계획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고문의 메시지를 줄 이벤트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에 따라 언제든 이합집산이 벌어질 수 있어, 이번 회담의 성격을 ‘사회주의’ 대(對) ‘자유주의’ 식의 신(新)냉전 대결 그림으로 해석해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미·소 냉전 시대엔 자본주의 공급망과 사회주의 공급망이 분리돼 둘간의 교역 자체가 없었지만, 현재 러시아는 석유를, 중국도 수출을 전세계에 하고 있어서다. 조 연구위원은 “이념적으로 나눠진 진영론으로 볼게 아니라,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대립관계가 선명해졌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런 관계는 언제든 이합집산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공급망과 교역망을 통해 북·중·러 연결고리의 빈틈을 찾으면 신안보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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