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대만에 빼앗긴 극장가 청춘의 낭만 [D:영화 뷰]

류지윤 2023. 9.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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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청춘 멜로 장르가 극장가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지면서 일본, 중국, 대만 청춘 영화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 현상은 청춘 멜로가 영화가 관객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일본, 중국, 대만의 청춘 멜로가 취향 저격한 연출, 소구 포인트를 간파한 마케팅 등을 장착해 장르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중국 청춘 영화 '일주일간 친구'가 개봉해, 주연 배우 린이가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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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장가 청춘 멜로 실종

한국의 청춘 멜로 장르가 극장가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지면서 일본, 중국, 대만 청춘 영화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단순한 개봉이 아니다. 한국 젊은 세대의 마음을 훔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현상은 청춘 멜로가 영화가 관객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일본, 중국, 대만의 청춘 멜로가 취향 저격한 연출, 소구 포인트를 간파한 마케팅 등을 장착해 장르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1020 여성 관객들의 지지를 얻어 장기 흥행, 올해 1월 일본 실사 영화로 21년 만에 100만 관객에 돌파했다. 이후에는 '상친자들'(상견니에 미친 자들)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팬덤이 탄탄한 대만 청춘 드라마 '상견니' 영화판이 국내에서 개봉해 화제가 됐다. '상견니'의 주역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는 3일 동안 내한해 영화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이에 36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일본의 청춘 스타 고마츠 나나, 사카구치 켄타로 주연의 일본 영화 '남은 인생 10년'도 10만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거뒀다. 최근에는 중국 청춘 영화 '일주일간 친구'가 개봉해, 주연 배우 린이가 한국을 찾았다. 린이는 개봉 전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총 23번 진행된 무대 인사와 밋 앤 그릿(Meet & Greet) 행사를 통해 '일주일간 친구'를 적극적으로 홍보 했다.

'일주일간 친구'는 매주 월요일이면 기억을 잃는 병을 앓고 있는 린샹즈와 그의 친구가 되고 싶은 3인방 쉬유수, 송샤오난, 장우의 본격 기억 소생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다. 동명의 유명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중국영화다.

이번 영화는 한국에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상견니' 제작진이 참여한 것만으로도 신뢰를 줬다. 연출을 맡은 임효겸 감독과 여안현 작가는 아시아 흥행 신드롬을 세운 영화 '상견니'를 탄생시킨 장본인들이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성적인 연출이 특징인 두 사람은 베스트셀러 원작을 기반으로 학원 드라마만의 장르적 재미를 부각한 각색을 통해 10대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고교 시절의 우정과 설렘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무게 있게 그려진 고교생들의 우정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달하며 롯데시네마 사이트에서 평점 9점을 기록했다.

한국의 청춘 멜로 장르도 한 때 국내에서 붐이 있었으나, 현재는 장르 영화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장르 영화마저도 4~50대 배우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국 작품에서 청춘과 낭만을 찾기 위해서는 드라마나 OTT 플랫폼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인기가 하락하면서 제작 편수도 줄어들면서 현재는 씨가 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리메이크작 '동감'과 올해 '소울메이트'가 개봉했으나, 역시나 흥행은 부진했다.

일본, 중국, 대만의 청춘 멜로 영화도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다. 개봉 했지만 소문도 없이 극장에서 퇴장한 영화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꼭 성공해야 하는' 영화만 만드는 게 흐름이 된 한국 영화계에서는 청춘 멜로에 손 대는 일 조차 쉽지 않다.

'유어 아이즈',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 미키 타카히로 감독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면'을 만들고, '상견니', '모어 댄 블루', 감독이 '일주일 간 친구'를 만들며 고유의 영역을 공고히 하고 장르를 지속해 나가는 가운데 한국의 청춘 멜로 장르의 맥은 끊어지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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