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러 정상회담, 유력 장소는?

양낙규 2023. 9. 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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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트 푸틴 대통령과 진행할 북·러 정상회담 시점과 장소가 베일에 싸였다.

김 국방위원장은 2011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기로 했지만, 울란우데로 변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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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연방대학 동선 짧고 공식만찬 숙소 등 적당
김정은 다자외교 경험없어 외곽지역 이동할 수도

12일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트 푸틴 대통령과 진행할 북·러 정상회담 시점과 장소가 베일에 싸였다. 전날 김 위원장의 방러 사실을 공개한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은 구체적인 동선을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가장 유력한 북러 정상회담 장소는 동방경제포럼(EEF)이 열리는 극동연방대학교가 꼽혔다. 이 대학이 위치한 루스키섬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남쪽에 있는 976㎢ 면적의 섬이다. 러시아 정부는 과거 러시아 해군기지가 들어섰던 이 섬을 2012년 에이펙 정상회담 개최지로 선정하고 대대적으로 개발했다. 에이펙 정상회담 당시 건설된 시설은 극동연방대학의 새 캠퍼스로 사용되고 있다. 이 대학에선 매년 동방경제포럼이 열릴 때 정상들의 숙소로 사용되는 숙소동 4개가 있고, 그 가운데 프레지덴셜 스위트도 갖추고 있다. 정상회담 공식 만찬과 숙도를 고려하면 극동연방대가 적당하다는 분석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러시아 크렘린 궁은 북러 정상이 동방경제포럼에서 만나지는 않는다고 밝힌만큼, 포럼과 별개로 블라디보스토크 내 인근 장소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선 블라디보스토크와 철도로 연결되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나 하바롭스크가 거론된다. 다자외교 경험이 거의 없는 김 위원장이 중국 등 여러 국가 고위급이 참여하는 동방경제포럼을 피할 가능성 때문이다. 미 정보기관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약 1500km 정도 떨어진 보스토치니 코스모드롬 우주발사센터를 회담 장소 가운데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러시아가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정찰위성 핵심기술을 이전하기로 합의할 경우 대외적으로 성과를 과시하기에도 적당하다.

극동 러시아에서 가장 큰 도시인 하바롭스크와 울란우데도 이번 정상회담 개최지로 꼽힌다. 하바롭스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고향인데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88저격 여단으로 활동한 곳이다. 올해 10월 북러는 수교 75주년을 맞는데 역사와 군사 등 다방면 협력의 상징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김 국방위원장은 2011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기로 했지만, 울란우데로 변경한 바 있다.

북러 정상이 4년 만에 다시 만나는만큼 북러 협력을 과시하는 일정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인 즈베즈다 조선소와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시설 등을 시찰하는 동선이다. 즈베즈다 조선소는 푸틴 대통령이 신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극동의 제조업 기지로 육성하는 곳이고,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는 러시아 극동의 물류 중심인데다 근처에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출발점이 있어서 김 위원장이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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