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 급등에 달아오르는 IPO 시장
큐리옥스 공모가 대비 380% 급등…파두 상장 성공으로 대어급 입질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새내기 상장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파두가 무난하게 주식시장에 안착하면서 대어급 공모주의 IPO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9개사(스팩 제외) 가운데 4개사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1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공모가 대비 380% 올랐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과 시큐레터, 엠아이큐솔루션 등의 주가도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올랐다. 지난달 코스닥 지수가 0.8%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새내기 상장사 주가는 꽤 선전한 셈이다.
2018년 설립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세포 분석 공정 자동화 장비 제조 업체다. 비원심분리 기반 세포 분석 공정 자동화 기술(LW)을 개발했다. LW 기술은 검체 주입부터 분석 결과 도출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하면서 기존 수작업 방식 대비 시간을 단축하고 높은 정확도를 확보했다. 시약과 소모품 비용을 기존 방식 대비 약 50% 줄여준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제약사 다수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세포 분석 표준화 권고안에서 LW 제품이 분석 공정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국내 첫 인공지능(AI) 기반 고해상도 4D 이미징 레이다 개발 업체다. 4D 이미징 레이다는 기존 3D 레이다와 다르게 목표물의 가로, 세로와 높이 정보까지 측정할 수 있다. 4D 이미징 레이다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드론과 특장차(중장비) 중심의 모빌리티 분야에 적용하는 레이다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
시큐레터는 보안 솔루션 개발 업체다. 이메일을 통해 유입되는 보안 위협을 탐지·분석·진단·차단하는 솔루션을 공급한다. 시큐레터 솔루션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성능 평가에서 악성파일 탐지율 100%를 기록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성능 평가에서는 12.02초의 진단 속도를 기록하면서 3~5분이 소요되는 기존 APT 솔루션 대비 경쟁력을 입증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큐레터는 검증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민연금공단·우정사업본부 등 40여 공공기관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며 "은행과 증권사 등 15개 금융회사, 80여개의 교육기관 및 일반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가 밑돌았던 파두 주가, 상장 한달 만에 30% 이상 올라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이 잇따라 상장한 데다, 주가도 공모가 대비 큰 폭 올랐다. 뿐만 아니라 공모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을 웃도는 파두 주가가 상장 이후 꾸준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린 점도 IPO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파두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았지만, 상장한 지 한 달 만에 주가는 공모가 대비 30%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은 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두는 상장 초기에 유통물량 소화 과정을 거쳐 공모가 대비 상승한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며 "성공적인 IPO로 인정받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상장한 신규 종목이 양호한 주가 수익률을 기록한 데다, 대어급 공모주로 꼽히는 파두가 증시에 안착하면서 올 하반기 IPO 시장 전망이 밝다. 두산로보틱스와 서울보증보험 등이 상장 채비를 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공모가 희망범위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4000억~1조7000억원 규모다.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해 증시에 상장한 로봇 업체 주가가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두산로보틱스 수요예측 흥행 요인은 충분하다. 파두의 성공에 이어 두산로보틱스도 흥행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 입성 시기를 조율하던 IPO 대어가 잇따라 출사표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4%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협동로봇 업체"라며 "상장 이후 판매채널 확대, 제품군 확장, 소프트웨어 판매 및 생태계 구축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4분기에 대어급 IPO 늘 듯
이번달에는 인스웨이브시스템즈·밀리의서재·아이엠티·한싹·레뷰코퍼레이션·두산로보틱스 등이 IPO를 위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퓨릿·에스엘에스바이오·신성에스티는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9월 IPO 예상 기업 수는 10~12개 수준으로 과거(1999~2022년) 9월 평균인 7개 웃돌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기관 투자가나 일반 투자자의 IPO에 대한 투자 심리회복이 이어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올 4분기부터 대어급 IPO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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