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저귀·물티슈서 유해물질…"반복 사용하면 피부 합병증"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유아용·성인용 일회용 기저귀와 물티슈 등에서 유해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다양하게 검출됐다.
연구팀은 VOC 농도가 기준치보다는 크게 낮았지만, 일부 제품은 장기간 사용할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만큼 오염도를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 제품에 대해서도 유사한 검사와 모니터링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미국 내 유통 중인 유아용·성인용 기저귀와 유아용 물티슈 31개 브랜드를 수집해 VOC 성분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논문을 최근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발표했다.
VOC는 눈·피부·코·호흡기·간·신장·생식기를 자극하고 독성을 나타내는 등 광범위한 건강 영향을 일으킬 수 있고, 암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성인 기저귀 검출량 상대적으로 많아
분석 결과, 테스트한 모든 일회용 기저귀와 물티슈에서 유해한 VOC가 미량 수준으로 검출됐다.
제품에 따라 11~37종의 VOC가 식별됐는데, 대체로 하루 피부 노출 허용량보다는 낮았다.
VOC 농도는 성인 기저귀에서 가장 높았는데, 총 VOC 농도의 중앙값이 g당 23.5㎍(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에 이르렀다.
일부 아기용 기저귀에서는 n-헵탄 등이 높았는데, 이로 인해 VOC에 의한 비발암 위험 추정치가 보호 참조 수준을 초과하기도 했다.
피부와 기도를 자극하고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기 기저귀에는 벤젠과 1,4-디옥산 등 발암물질이 포함됐고, 일부 기저귀에서는 평생 노출됐을 때 암에 걸릴 수도 있는 위험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인체 발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클로로폼은 기준치보다는 낮지만, 유아용 물티슈의 56%에서, 유아용 기저귀의 67%, 성인용 기저귀의 50%에서 검출됐다.
클로로폼의 경우 아기 기저귀에서 g당 12ng(나노그램, 1ng=10억분의 1g)이 검출됐다.
이와 함께 '유기농' 또는 '민감성 피부용'이라고 표시된 제품에서도 VOC가 검출됐고 농도도 일반 제품보다 반드시 낮지는 않았다.
식물 유래 천연 VOC 탓일 수도 있고, 운송이나 보관 중 오염됐거나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복 사용하면 기저귀 피부염 우려
기저귀는 또 화학적 투과성이 높은 외부 생식기 및 외음부와 같은 조직에도 접촉한다.
유아(3~24개월)의 표피와 각질층은 성인 피부에 비해 각각 20%, 30% 더 얇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성인용 기저귀의 경우 사용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는 만큼 건강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고, 주의와 시정 조치가 필요할 만큼 오염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또 "독성 성분을 제거하도록 모니터링을 계속할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제품에 포함될 수 있는 모든 화학 물질을 공개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274억 개의 일회용 기저귀가 사용되고 있으며, 태어난 아기는 대소변을 가릴 때까지 보통 7000개의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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