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화력 만큼 빛난 작전 야구...멈추지 않는 호랑이 군단

안희수 2023. 9. 1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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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기동력 야구'는 슬럼프를 모른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지난 주말 1위 LG 트윈스와의 홈(광주) 4연전에서 3승 1패를 거뒀다. 8일 1차전에선 2-12로 대패했지만, 9일 열린 더블헤더(DH)를 모두 잡고 반등한 뒤 10일 시리즈 마지막 경기까지 8-7로 승리했다. 

KIA에 이번 LG 4연전은 상위권 도약 분수령이나 다름없었다. 지난달 24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이어진 9연승이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끊겼다. 연승 후유증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하필 리그 1위와 만났다.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4연전 중 2경기나 대체 선발 투수를 투입해야 했다. 

KIA는 악재를 딛고 오히려 기세를 다시 높였다. 시즌 60승 2무 52패를 기록한 KIA는 11일 현재 리그 4위를 지키고 있다. 3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1.5경기다. 

KIA는 LG 4연전에서 ‘작전 야구’의 힘을 보여줬다. 누상 주자들은 쉴 새 없이 뛰며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흔들었다. 4경기에서 도루 12개를 기록했다. 

특히 박찬호·김도영·최원준으로 구성된 ‘육상부 트리오’가 진가를 발휘했다. 세 선수는 10일 LG 4차전에서만 도루 7개를 기록했다. 테이블세터를 구축한 박찬호(1번)와 김도영(2번)이 각각 2개, 최원준이 3개를 성공했다. KIA는 이 경기에서 소트라테스 브리토도 도루 1개를 더했다. 8도루는 타이거즈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도루’ 2위 기록이다. 

9일 LG 더블헤더 1차전에서 도루를 성공하는 최원준. IS포토

발 빠른 선수만 뛰는 게 아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도루 5개에 불과했던 외야수 이우성에게 9일 DH 1차전에서만 두 차례 도루를 지시했다. 이우성은 4회 말 2사 1루에선 2루, 6회 2사 2사 2루에선 3루를 훔쳤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도루 2개였던 김태군도 이어진 6회 공격에서 3루 도루에 성공했다.

KIA는 지난 6·7일 치른 두산전에서도 도루 저지율 1위(50%)였던 포수 양의지를 상대로 3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저지 능력이 좋은 포수 앞에서도 과감했다. LG전에서는 ‘누구도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종국 감독의 용병술도 돋보였다. 9일 LG DH 1·2차전에서 꺼내든 네 차례 대타 카드가 모두 성공했다. KIA가 5-6으로 끌려가던 1차전 8회 말 1·2루에서 김규성 대신 타석에 들어선 고종욱이 동점 적시타를 쳤다. 고종욱은 2차전에서도 3-5으로 지고 있던 5회 말 만루에서 대타로 나서 적시타를 치며 김 감독의 선택에 부응했다.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는 체력 관리 차 빠져 있던 최형우가 황대인 대신 나서 만루 홈런을 쳤다. LG 4연전에서 교체 선수가 기록한 타율은 무려 0.444(18타수 8안타)였다.

신들린 대타 작전 성공. 그 중심에 고종욱. 사진=KIA 타이거즈

KIA는 9연승을 거두는 동안 팀 타율 0.336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7일 두산전·9일 LG 1차전에선 각각 0득점과 2득점에 그쳤다. 그러자 작전 야구로 득점 루트를 더 다양하게 만들었다.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김종국 감독의 경기 운영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KIA가 다시 한번 리그 상위권 판도를 흔들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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