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방선기 (31) ‘부패의 덫’ 같은 돈… 교회는 사명 위해 더 투명해야

양민경 2023. 9. 1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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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신앙생활에서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걸 깨닫고 돈에 대한 묵상과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건 교회가 부패하는 데 돈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지금도 그렇다는 것이다.

종교개혁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교회의 면죄부 판매도 결국은 돈 문제다.

중세교회는 이전부터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는 데 익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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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란 말처럼
교회의 역사 곳곳도 돈 문제로 얼룩
교회가 진정한 회개 통해 새로워져야
방선기 일터개발원 이사장은 교회가 하나님이 아닌 돈을 의지할 때 타락한다고 말한다. 사진은 미국 달러에 인쇄된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는 문구. 픽사베이


기독교인의 신앙생활에서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걸 깨닫고 돈에 대한 묵상과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발견한 건 교회가 부패하는 데 돈이 결정적 역할을 했고 지금도 그렇다는 것이다.

교회사를 살펴보면 교회의 타락 이면에 항상 돈 문제가 있었다. 죄악으로 멸망한 이스라엘 타락의 주요 원인은 지도자의 돈 문제였다. “이 도성의 지도자들은 뇌물을 받고서야 다스리며 제사장들은 삯을 받고서야 율법을 가르치며…바로 너희 때문에 시온이 밭 갈듯 뒤엎어질 것이며 예루살렘이 폐허 더미가 되고 성전이 서 있는 이 산은 수풀만이 무성한 언덕이 되고 말 것이다.”(미 3:11~12)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도 돈을 좋아했다.(눅 16:14) 제사를 지낼 성전을 장사하는 곳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오죽하면 온유와 겸손을 강조하던 주님이 분노해서 성전을 그렇게 뒤집어 놓았을까. 보통 초대교회를 ‘순전한 교회’라고 생각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실패한 사람은 있다. 실패 원인은 역시 돈 때문이다. 땅을 팔아 헌금을 하려다 그중 일부를 빼내고 하나님께는 모두 바쳤다던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그랬다. 사마리아에서 사도의 능력을 돈 주고 사려고 했던 마술사 시몬도 마찬가지다.

종교개혁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교회의 면죄부 판매도 결국은 돈 문제다. 중세교회는 이전부터 모든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는 데 익숙했다. 그러니 구원을 돈으로 사는 일도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이런 풍속은 현대 교회에도 그대로 내려오고 있다. 교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의 원인에서 돈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라. 세상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돈 자체가 악이라거나 교회는 돈을 가져선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교회의 돈은 기본적으로 성도들이 헌금한 것이다. 이 돈이 있어 성직자가 성직을 감당할 수 있다. 가난한 이웃을 섬김은 물론이다. 교회에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할 교회가 하나님의 일을 한다면서 돈을 의지하면 그것 자체가 문제다. 이러면 헌금을 이야기해도 ‘교회가 돈 이야기만 한다’고 오해를 사기 쉽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란 말은 개인의 삶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교회 전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종종 교회의 재정 비리 소식을 접할 때마다 너무 안타깝다. 교회가 돈을 사랑해 범한 악은 개인이 범한 것보다 그 악영향이 훨씬 크다. 하나님 이름을 더럽히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교회가 돈 문제로 세상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

여러 종교개혁자가 수차례 주장한 말이 있다.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대로 교회 개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돈 문제에 대해 잘못된 관행을 회개하고 이를 바꾸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진정한 회개를 위해선 지갑이 회개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런 회개는 성도 개인에게만 국한해선 안 된다. 한국교회 전체에게 필요한 일이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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